[미사사]에서 호텔 조식.
밥에 젓갈, 회를 넣고 간장 뿌려서 먹는 음식과
연두부에 파 넣어서 먹는 음식이 제일 일본스럽게 맛있었다. (일본어를 모르는 관계로 음식 이름을 알 수 없었음)
일본 음식은 짜다기 보다(간이 세지는 않음) 짠맛이 주이다. 다른 맛이 그다지 안 느껴져서 밋밋한 느낌은 있는데 대신 재료 본연의 맛이 잘 살았다.
일본 음식이랑 일본 정원의 느낌이 유사하다. 과하게 치장하기 보다는 수수하고 정갈함이 느껴진다.

화로 아래에 고체 연료를 쓰는데 연료가 다 탈 때까지는 끌 수가 없었다. (입으로 바람 불어도 안 꺼져)

일본 젓가락은 끝이 뾰족하여 생선을 바를 때 사용하기 편했다.


[돗토리] 모래 미술관: 돗토리 사구 옆에 위치한 모래 미술관으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모래’로 만든 조각 작품을 전시한 실내 미술관이다. 높고 넓은 공간으로 매년 다양한 테마를 주제로 한 모래로 만든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이다. 올해 주제는 프랑스였다.
만드는 방법은 모래에 물 뿌리고 무거운 것을 올려 놓아서 사암처럼 단단하게 만든 후 조각을 한다.

노트르담 대성당

베르사유 궁전


백년 전쟁 (14~15C)

잔다르크: 백년전쟁 막바지에 등장하여 프랑스를 승리로 이끈 소녀. 2년 후 이단 재판으로 화형에 처해짐.


절대 왕정 (16~18C)

프랑스 혁명 ㅡ 단두대

레 미제라블 ㅡ 프랑스 문학

파리의 풍경


점심은 3단찜정식

[돗토리] 돗토리 사구: 바람이 바다에서 육지쪽으로 불어 모래를 쌓아 생긴 해안 사구

사구 리프트 타고 내려가면 도착.

봄에 여행하기 좋은 게 햇살은 화창한데 기온은 적당하고 바람이 시원하게 분다. 리프트 타니까 바람이 더 시원하게 분다♡

여기가 해안사구. 저만치 갔다 돌아올 용기는 없었다. ㅋㅋ

여행와서 화보를 찍을 순 없었다. 점점 초췌해져 가는구나.

낙타도 태워주나 보다.


상점인데 어제 본 키타로가 여기에도 있네.
이 만화가 우리나라 둘리만큼 국민 만화라는데 진짜 인기 많은가보다.

[미사사온천 사이키 벳칸 료칸]
ㅋㅋ 진짜 여기 호텔 입구에도 부엉이신이 있다.

아름다운 일본식 정원으로도 유명하다. 산이 정원을 둘러싼 형태

엘레베이터 무척 좁다. 엘베인 줄 모르고 지나칠 뻔.

호텔방에 문이 두 개야. 겉문 밀면 안문이 또 나온다.

다다미방

여기 사람들은 밤에 자기 전에 유튜브 안 보나? 어떻게 이불 옆에 콘센트가 없지? ㅋㅋ
셀프로 이불 이동~~

익숙하다. 한국에서 어릴 적부터 먹고 살던 많은 음식들이 일본 음식이었다니..
일본식 푸딩 계란찜.. 이건 엄마 특기이고
감자 사라다, 커틀렛, 함박 스테이크.. 거의 한국 음식이잖아.
오이냉국.. 이것도 엄마가 여름에 자주 해주시던 건데 일본 음식이었구나.
맛은 한국식에 비해 짠맛이 주이고 다른 맛은 잘 느껴지지 않아 밋밋하다.

모찌.. 모찌가 젤 맛있었다. 떡을 많이 쳐서 보들보들해진 느낌.
푸딩.. 일본 푸딩이 조금 더 맛있네.

호텔 입구 야경. 무척 졸린다~~ 취침~~
자러 가려다 발견한 오락실! ㅋㅋ 일본 느낌이야.
만화와 게임.

아니, 이건 가라오께.
우리나라가 일본에서 수입한 문화가 많구나. 그런데 우리나라 노래방이 더더 좋아. 점잖은 일본인, 놀 땐 제대로 노는 한국인. ㅋㅋ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

[요나고 공항] 도착
산업도시는 무역이 쉬운 태평양쪽(서쪽)에 발달함
요나고는 동쪽으로 농촌이 주업이며 인구가 감소 중임
^&^ 정말 여기는 작은 시골이다.


[사카이미나토] 도착
[미즈키시게루 로드]
사카이미나토 출신의 일본의 유명 만화가 미즈키 시게로의 대표작 게게게노키타로에 등장하는 요괴들의 브론즈상이 전시되어 있는 곳이다.
약 800m에 달하는 거리 곳곳에 153개의 요괴 동상들이 세워져 있다.
게게게노는 귀신 소리이고
키타로가 만화 주인공이다.

아래가 미즈키시게로(남자)

주인공 키타로.
눈이 빨개지며 튀어나오는데 그것이 아버지의 영혼이며 요괴로부터 지켜준다.

미즈키시게루 로드. 좁은 길인데 차가 다닌다. 인도에 요괴 동상이 늘어서있다.


상점 앞의 튀어나온 눈 속 아버지 영혼.. 가게를 요괴로부터 지켜준다는 의미.

너구리신은 지나가는 사람을 잡아 먹는다고 하며, 그래서 손님을 가게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의도를 가진다. 일본의 많은 상점에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일본 사람들은 이런 토속 신앙을 진심으로 믿는다고.

신사의 작은 모형

오미쿠지: 신사나 절에서 운세가 써진 제비뽑기를 하여 길흉을 점친다. 대길은 가져가고 흉이나 대흉은 매어놓는다.

요괴 동상. 요괴가 귀엽게 생겼어.

요놈은 좀 요괴스럽네.

상점에서 키타로가 그려진 모나카 아이스크림 사먹었다.

먹기 아까워.. 모니카 안에 얇은 떡이 있다.
아이스크림이 그리 맛있진 않은데 그래도 시원하긴 했다.

호텔로 이동 중.

동해바다 보인다.

 

일본 최고의 극작가 미타니 코키의 대표작으로 1996년 초연된 이래 요미우리 연극대상 최우수 작품상 등 다양한 상을 수상했다. 1940년, 전시 상황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희극을 없애려는 냉정한 검열관과 웃음에 사활을 건 극단 '웃음의 대학' 전속 작가가 벌이는 7일간의 해프닝을 담은 작품이다.
희극이 유머 감각 없다는 검열관의 검열과 의견으로 인해 점점 더 웃긴 작품이 되어 가는 과정이 폭소를 불러 일으켰다.
9년만에 돌아온 연극이라던데
이래서 바빠도 시간을 내서 관람하는 거라고^^


호수 (정지용)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 싶은 마음
호수만하니
눈 감을 수 밖에

 

 
‘더 라스트 리턴’은 아일랜드 극작가 소냐 켈리의 작품으로 2022년 스코츠맨 프린지 어워드를 받았다. 
천둥이 치고 폭우가 쏟아지는 날 밤, 세간에 화제가 된 연극 '힌덴부르크로 돌아가다'의 마지막 공연을 앞둔 극장. 공연이 일찌감치 매진돼 버린 탓에 티켓을 못 구한 이들이 혹시라도 예매 취소 티켓이 생기면 바로 손에 넣으려는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린다.
극은 예매 취소 티켓이 나오길 기다리는 사람들의 대화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들의 '티키타카'는 가볍고 재치가 넘쳐 시종 웃음을 자아낸다. 불친절한 데다 자기 업무가 아닌 일은 절대 안 하려고 하는 매표소 직원이 가끔 대화에 엮이면서 웃음을 더한다.
이들은 각자 '힌덴부르크로 돌아가다'를 꼭 봐야 하는 사정을 설파하는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늘어놓지만 (ㅋㅋ)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비합리적인 말이라도 떳떳이 주장하는 현대인들(정치인들 같이)도 다를 바가 없다 싶었다. 극장에 도착한 인물들은 먼저 와서 줄을 선 순서대로 취소 표를 구매한다는 규칙에 합의하지만 공연이 임박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사람들은 본색을 드러낸다. 줄을 서서 얻을 수 있는 공정과 상식은 줄 밖의 욕구를 통해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특히 난투극 후반에 소말리아에서 온 난민이라는 히잡을 쓴 여성이 입을 여는 순간 현대사회의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가려진 폭력적인 야만성이 여과없이 드러난다. 아래는 이 여성의 대사.
[내 양을 되찾기 위해 온거죠. 줄을 지켜서는 얻을 수 없어. 밀치고 발로 차고 속이고 훔치고]
 
이들이 기다리고 있던 연극은 가상의 연극인 오펜하이머의 ‘힌덴부르크로 돌아가다’이다. 공연의 제목은 이 모든 난장판의 비극성에도 불구하고 희망적인 역설적 결말을 예고한다. 오펜하이머는 제2차 세계대전 중 핵폭탄을 개발한 물리학자를, 힌덴부르크는 히틀러의 나치가 집권하기 전 독일(바이마르 공화국)의 지도자였던 힌덴부르크 대통령을 의미한다. ‘힌덴부르크로 돌아가다’는 인류가 세계대전이나 인종 청소 같은 퇴보 없이 문명을 끝없이 발전시킬 거라 낙관했던 시절로 돌아가고자 하는 것을 의미하는 듯 하다.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배경으로 보이는 피가 난무하는 끔찍한 풍경이 그 아이러니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경종을 울린다.
 
[ 환희의 송가 - 베토벤
 
오, 벗들이여! 이 선율이 아니오!
좀더 기쁨에 찬 노래를 부르지 않겠는가!

환희여, 아름다운 신의 광채여, 낙원의 딸들이여
우리 모두 정열에 취해 빛이 가득한 성소로 들어가자!

가혹한 현실이 갈라놓았던 자들을 신비로운 그대의 힘으로 다시 결합시키는도다.
그리고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되노라. 그대의 부드러운 날개가 머무르는 곳에

위대한 하늘의 선물을 받은 자여,진실된 우정을 얻은 자여
여인의 따뜻한 사랑을 얻은 자여, 다 함께 모여 환희의 노래를 부르자!]

금잔디 ㅡ 김소월

잔디,
잔디,
금잔디
심심산천 붙는 불은
가신 님 무담가에 금잔디.
봄이 왔네, 봄빛이 왔네.
버드나무 끝에도 실가지에.
봄빛이 왔네, 봄날이 왔네.
심심산천에도 금잔디에.

 

 
연극 <컬렉티드 스토리즈>는  2000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도널드 마굴리스(Donald Margulies) 작품을 무대로 옮긴 연극으로 2명의 여배우가 이끌어가는 2인극이다. 

‘루스’는 까탈스러운 성격의 소유자이지만 가르치는 일을 즐기는 50대 유명 단편소설 작가이자 대학교수다. 평소 루스를 열렬히 동경해왔던 대학원생 ‘리사’는 루스에게 개인 지도를 받기 위해 그녀의 집을 방문한다. 두 사람은 상호 간에 호감을 갖게 되고 리사는 루스의 조교가 되기로 한다. 리사는 루스의 지도를 통해 점점 작가로 성장하고 그들은 사제지간을 넘어 친구, 그리고 점차 서로의 동료가 되어간다. 그 과정에서 열띤 토론도 오가고, 서로의 상처도 드러난다. 그 모든 것들도 하나의 ‘이야기’다. 연극의 제목처럼 수집되고 해석되는 이야기.
시간이 흐르고 리사는 첫 장편소설 출판 기념회를 하게 되지만 루스는 그 자리에 나타나지 않는다. 그날 밤 리사가 루스의 집을 찾고, 이 둘의 관계는 전혀 다른 국면으로 치닫기 시작한다. 
 
루스와 리사의 관계에 갈등이 생기는 첫 번째 시점은 리사의 첫 단편소설이 출간되면서이다. 루스 자신은 커리어의 정점에서 내려올 일만 남았고, 제자인 리사는 이제 막 빛이 나기 시작한 신진 작가라는 현실을 직시하면서 루스는 리사에게 질투일 수 있는 예민한 반응을 설핏 보인다.
두 번째로 크게 싸우는 시점은 리사가 첫 장편소설을 발표하면서이다. 리사는 스승인 루스의 첫사랑이자 영원한 사랑이었던 러브스토리를 자신의 첫 장편소설 소재로 사용한다. 루스가 말해준 이야기지만 리사는 허락을 받지 않고 소설로 발표해버린다. 집에 찾아온 리사에게 루스는 이야기를 훔쳐간 도둑이라고 말한다. 리사는 자신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소재가 될 수 있는 것이라면 겁먹지 말고 글로 써 내려가야 한다는 스승의 가르침을  충실하게 따른 것이라고 대응한다. 리사는 작가로 성공하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고 있었고 이것이 흥미로운 이야기 소재를 허락없이 자신의 소설에 담은 선을 넘는 행동을 저질렀음에도 자신이 스승이었다면 제자를 자랑스러워했을 거라는 둥의 자기합리화를 한다. 
무대에 야수파인 마티스의 그림이 걸려 있는데 대사에서도 언급한다. 인간의 원시적인 본성을 그림으로 표현한 야수파의 그림처럼 이 연극은 질투, 욕망과 같은 인간의 본성을 두 여자의 대화와 관계 변화를 통해 드러낸다. 
 
극 중 대사이다. 
[네 앞에 펼쳐질 네 인생에 대한 질투야. 
난 멀찌감치 물러앉아서 내가 오래 전에 췄던 춤을 네가 추는 걸 보면서 자꾸 내 남은 시간을 생각하게 돼.] 
 

공간 예뻐요.
샐러드 구성은 좋고 맛은 보통이에요.
밥이 있고 채소 양은 다소 적어요.

 

 

1920년 경성 주재소 배경의 첫 에피소드는 고문을 당한 이후 의자에 결박된 채 갇힌 용진과 윤재의 대사 흐름으로 펼쳐진다. 평양 사투리를 더한 담백한 어조의 윤재와 웃음-울음의 중간 점을 절규하듯 표현하는 용진의 티키타카는 제암리 사건, 조선어학회, 독립군 등의 역사적 이슈들 이면의 정서적 측면들을 짚어내는 듯한 인상을 준다.
1940년대 제주도 배경의 두 번째 에피소드는 윤삼-사섭 두 캐릭터를 중심으로 제주 4.3사건 당시의 현장들을 풀어낸다. 두 인물의 격렬한 말다툼에 이어 빨갱이로 몰려 사살된 비극적 결말은 안타까운 현대사의 단면을 실감케 한다.
1980년대를 묘사한 세 번째 에피소드는 5.18민주화운동부터 대통령 간선제 호헌 등 당시 펼쳐진 역사적 이슈들을 배경에 두고, 40대 이상의 월남전 참전용사 해동과 20대 대학생 주호의 시각차와 공감이 대화로 펼쳐진다.
2020년대 최전방 배경의 마지막 에피소드는 계급이 다른 두 친구 문석, 은규가 경계근무 중 대화들로 펼쳐진다. 능글맞은 말투와 표정들로 자유분방한 신세대를 표현하는 문석, 묘한 'th' 발음을 더한 말투로 어눌한 듯 단호한 꼰대 느낌을 주는 은규의 교감은 현실적인 유쾌함과 함께, 전쟁과 다툼에 관한 이야기들을 우화적으로 느끼게 한다. 

역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인물들 뿐만 아니라 희생된 수많은 사람들이 숨어있다. 이러한 역사 속에서 독립 또는 평화를 꿈꿨던, 그저 살려고만 해도 죽어야 했던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는 걸 실감하게 하는 작품이다. 작품은 역사 속에 존재했던 보통 사람들을 두 사람이 주고 받는 말 맛이 살아있는 대사와 긴밀한 호흡을 통해 표현해내고, 관객들로 하여금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에 대해 되짚어보게끔 한다. 그때도 그때가 오늘을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이었다는 점을 생각할 때 시대적 아픔에 공감할 수 있었다. 

 

극 중 대사이다. 

[나는 민들레 홀씨가 되고 싶습네다. 
우리가 차라리 민들레 씨앗처럼 어디든 갈 수 있으면 참 좋겠다고
조선이든 일제든 상관없이 어디든 훨훨 날아서 뿌리 내릴 수 있으면 참 좋겠다고.]


갈대의 문장 (정태종)

바람에 얽맴 없이 초연히 흔들리다
꺾일 듯 쓰러질 듯 일어설 듯 눕더니
슬며시 바람을 안고 꼿꼿이 일어선다

바람을 품은 백필 눈부신 초가리
가는 필관 꼿꼿하게 때때로 비스듬히
허공에 휘갈긴 문장 가을은 표음문자

초서로 뒤엉켜도 해서로 풀어내고
일시에 밀려나도 다 같이 일어서니
휘리릭 써 내려가는 올가을 첫 페이지

농부의 일상적인 삶의 모습을 그렸는데
그 느낌이 숭고하고 장엄하다.
보통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평범한 매일이 숭고하다고 말하는 것 같아서 감동이다.

이렇게 숭고함이 느껴지는 이유가 화풍이 영웅과 종교적 인물을 그릴 때 사용된 명암이 극명한 바로크 양식을 담아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만종: 저녁 시간에 교회에서 치는 종
이삭 줍는 여인들
씨 뿌리는 사람: 아래처럼 반 고흐가 즐겨 모사한 작품이다

고흐의 이글거리는 화풍 잔뜩

피아니스트의 피아노 독주와 협연한 연극이다.
피아노 공연이 연기된 동안 북한엄마와 남한엄마가 번갈아가면서 인생이야기하시는데
두 분다 자식을 잃어서 강물에 떠나보낸다.
남한은 성수대교 붕괴 사고로, 북한은 호텔건축현장 붕괴 사고로 유골을 강에 뿌린다.
이야기가 끝난 후 피아노 독주회가 이어지는데
슈베르트의 기도문을 연주한다.
주 멜로디는 왼손 중 일부가 치고 나머지는 반주인데 반주가 강물이 흐르는 듯한 소리이다.
강가에서 기도문을 올리는 느낌의 연주였다.
일부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부실 건축물 사고로 죽임을 당한 건실한 청년들의 영혼과 남은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연극이었다.

 

비극만이 예술로 평가받던 17세기, <동 주앙> <수전노> <타르튀프> 등 작품을 통해 특유의 유머, 날카로운 사회 풍자로 가득한 코미디로 연극의 지형을 바꿨다는 평을 받는 몰리에르의 <스카팽의 간계>를 원작으로 한다. 


극이 시작되자, 마치 장터에서 극이 열린 것 마냥 정겹다. 배우가 인사를 전하자,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온다. 하회탈을 연상케 하는 탈을 쓴 이는 바로 몰리에르. 그가 극단을 시작하고, 운영하다 빚 때문에 교도소에 투옥되는 등, 그의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노래하듯 운율이 느껴지는 그의 입담은, 쉬지 않고 움직이는 그의 다리의 움직임과 하나의 소리를 완성하며 관객의 뇌리에 꽂힌다.
이어 등장하는 배우들은, 주거니 받거니 맞깔스러운 장면 장면을 완성한다. 정략결혼을 약속한 재벌 아리강뜨와 제롱뜨가 해외에 나간 사이, 아리강뜨의 아들 옥따브가 다른 여성과 덜컥 결혼을 해버린 것. 옥따브는 아리강뜨에게 혼날 것이 무서워, 레앙드의 가정교사 스카팽에 이를 해결해 달라고 부탁한다. 제롱뜨의 아들 레앙드르 역시 집시 여인 제르비네뜨와 사랑에 빠졌다. 이들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스카팽은 꾀를 내는데, 이는 곧 해학으로 다가온다. 탈을 쓰고 양반을 조롱하며, 풍자를 그렸던 우리네 탈춤마냥, 스카팽은 아리강뜨와 제롱뜨를 들었다, 놨다 한다. 교묘하게 이들의 감정을 건드리다가, 어리숙하게 들키기도 한다.


'통통' '빠앙' '퍽' '띠용' 가벼운 소리부터 둔탁한 악기를 이용한 효과음의 울림이 무대를 채운다. 배우들의 과장된 몸동작과 이야기가 속사포처럼 쏟아진다. 조명이 비춰짐에 따라, 배우들은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짓고, 울상을 짓는데,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웃음이 '빵' 터져 나온다.
<스카팽>은 관객들의 배꼽만 잡지 않는다. 이야기의 뼈대는 고전에서 가져왔지만, 오늘의 이야기로 즐겨도 어색하지 않도록 탈바꿈하여 속이 뻥 뚫리는 지금의 한국 사회를 풍자하는 통쾌함까지 겸비했다. 
그러면서도 '사랑'에 대한 메시지도 전한다. 때문에 안방극장에서 보는 듯한 '막장' 형식으로(ㅋㅋ 막장 드라마 같아), 혹은 '진부하다'는 표현으로 마무리 되지만, 허무맹랑하지 '않게' 느껴진다. 코미디라고 해도 마냥 가볍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속을 찌르는 통쾌함에 메시지를 담아, 웃음 안에 적절히 버무렸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에 대한 대사 중 일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은 우리의 눈을 멀게 하는 묘약이지. 

그리고 그 묘약은 평생 같이 있고 싶다는 생각을 자꾸만 자꾸만 떠오르게 하여 

또 다른 감옥에 자기를 스스로 가두게 한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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