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컬렉티드 스토리즈>는  2000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도널드 마굴리스(Donald Margulies) 작품을 무대로 옮긴 연극으로 2명의 여배우가 이끌어가는 2인극이다. 

‘루스’는 까탈스러운 성격의 소유자이지만 가르치는 일을 즐기는 50대 유명 단편소설 작가이자 대학교수다. 평소 루스를 열렬히 동경해왔던 대학원생 ‘리사’는 루스에게 개인 지도를 받기 위해 그녀의 집을 방문한다. 두 사람은 상호 간에 호감을 갖게 되고 리사는 루스의 조교가 되기로 한다. 리사는 루스의 지도를 통해 점점 작가로 성장하고 그들은 사제지간을 넘어 친구, 그리고 점차 서로의 동료가 되어간다. 그 과정에서 열띤 토론도 오가고, 서로의 상처도 드러난다. 그 모든 것들도 하나의 ‘이야기’다. 연극의 제목처럼 수집되고 해석되는 이야기.
시간이 흐르고 리사는 첫 장편소설 출판 기념회를 하게 되지만 루스는 그 자리에 나타나지 않는다. 그날 밤 리사가 루스의 집을 찾고, 이 둘의 관계는 전혀 다른 국면으로 치닫기 시작한다. 
 
루스와 리사의 관계에 갈등이 생기는 첫 번째 시점은 리사의 첫 단편소설이 출간되면서이다. 루스 자신은 커리어의 정점에서 내려올 일만 남았고, 제자인 리사는 이제 막 빛이 나기 시작한 신진 작가라는 현실을 직시하면서 루스는 리사에게 질투일 수 있는 예민한 반응을 설핏 보인다.
두 번째로 크게 싸우는 시점은 리사가 첫 장편소설을 발표하면서이다. 리사는 스승인 루스의 첫사랑이자 영원한 사랑이었던 러브스토리를 자신의 첫 장편소설 소재로 사용한다. 루스가 말해준 이야기지만 리사는 허락을 받지 않고 소설로 발표해버린다. 집에 찾아온 리사에게 루스는 이야기를 훔쳐간 도둑이라고 말한다. 리사는 자신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소재가 될 수 있는 것이라면 겁먹지 말고 글로 써 내려가야 한다는 스승의 가르침을  충실하게 따른 것이라고 대응한다. 리사는 작가로 성공하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고 있었고 이것이 흥미로운 이야기 소재를 허락없이 자신의 소설에 담은 선을 넘는 행동을 저질렀음에도 자신이 스승이었다면 제자를 자랑스러워했을 거라는 둥의 자기합리화를 한다. 
무대에 야수파인 마티스의 그림이 걸려 있는데 대사에서도 언급한다. 인간의 원시적인 본성을 그림으로 표현한 야수파의 그림처럼 이 연극은 질투, 욕망과 같은 인간의 본성을 두 여자의 대화와 관계 변화를 통해 드러낸다. 
 
극 중 대사이다. 
[네 앞에 펼쳐질 네 인생에 대한 질투야. 
난 멀찌감치 물러앉아서 내가 오래 전에 췄던 춤을 네가 추는 걸 보면서 자꾸 내 남은 시간을 생각하게 돼.]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