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평범
넘버도 그냥 스토리에 맞게
죽음의 눈동자 소나타도 임팩트가 적어서
피아노 공연에 빠져들고 싶었는데..

 

뮤지컬로서 우수했다.
넘버 좋고 배우들 노래, 연기 좋고
액션씬 재밌고 무대연출 좋고.
소재도 독특하다. 60대 할머니킬러의 살아있는 존재에 대한 애정.
킬러를 하면서 희노애락을 무시하며 살아온 그녀에게 어느날 애정이 싹트면서 목표물을 놓치고 살의가 사라진다.
하지만 조각과 투우 둘다 킬러를 하면서 정상인이 이해하기 힘든 감정선을 보인다. 그래서 인물들의 감정에 공감하기가 힘들었다.
특히 조각이 투우를 찌르고 난 후 알약은 잘 먹냐? 이 물음. 투우의 어린시절 조각이 투우의 아빠를 처리하기 위해 가정부로 위장했는데 그때 투우를 챙기면서 알약을 가루로 부셔서 준다.
죽이고 나서 왜 마음 써주는 대사?
그리고 자살할 것처럼 말한 후 킬러를 그만두고 손에 네일아트를 하며 평범한 행복을 누리는 건 생명에 애정을 가진 자의 선택이 맞나?
정신이 망가진 킬러가 가지는 감정이라면 이해하며 수작이다 평할 순 있겠다.

 

무대 연출 너무 예쁘다. 야간비행할 때 보이는 하늘의 별들, 지상의 작은 집들이 반짝반짝 예쁜 분위기였다.
극 중 피아노 소리가 있어서 더 예뻤다.
대사도 문학적으로 예뻤다. 생텍쥐페리 야간비행이 원작이니 읽어봐야겠다.
사람들의 꿈도 명분도 예쁘다. 세계대전 때 전투비행기로 항공우편을 전달하다니. 폭력이 사랑으로 바뀌는 기술의 아름다운 쓸모.
그런데 스토리가 잔잔하고 예측이 되어 지루하긴 하다.
그럼에도 예쁜 분위기에 만족했다.
에휴 배우분들 노래 실력이 지루함을 더해줬다. 뮤지컬인데 노래가 가장 구멍이었어.

 

무섭게만 알고 있던 아빠의 꿈을 알게 되는데 스토리는 진부하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동화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잘 엮이지 않는다.
아빠가 지은 시가 좋긴 했다. 인사도 못하고 떠난 청춘아..

성훈 박은석 이경욱 페어로 작품을 온전히 즐겼다. 아트 무척 유치한 감정 싸움을 고급지게 표현한 수작♡
엄기준 이필모 박호산 페어는 말 속도가 빨라서 대사를 다 듣지 못해서 재관람한 것이다.  

 

25년간 끈끈한 우정을 지켜 온 세 친구.
어느 날 세르주가 산 그림 한 점.
가로 150 세로 120센티쯤의 하얀 캔버스.
흰색 바탕에 흰색 줄이 쳐진 하얀 그림.
세 남자의 오랜 우정이 고가의 그림 한 점으로 인해 와해되었다가 다시 모이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린 블랙코미디 연극으로 토니 어워드 베스트 연극상, 몰리에르 어워드 베스트 작품상, 뉴욕 드라마 비평가 협회 베스트 상등을 수상했다.

거대하거나, 큰일이거나, 대단한 사건이 아닌, 아주 일상적인 생활과 상황에서 시작된 단초에서 인간의 삶과 관계에 대한 ‘사유의 담론’을 발견하고 이를 펼쳐낸다. 극은 인간의 이기심과 질투, 소심함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데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진중하게, 또 한편으로는 랩을 하는 듯한 속사포형 남성들의 수다를 통해 극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서로가 다르기 때문에 아쉬운 말을 하게 되고 유치하게 투닥이지만 말싸움이 고조되면서 실상 속내는 서로가 멀어지는 것 같다는 서운함을 드러내게 되면서 세 사람은 화해의 물꼬를 틀게 된다. 

5억짜리 그림에 세르주가 건네준 파란색 마카로 하얀 눈 내리는 하얀 눈 밭 위를 스키를 타며 내려오는 사람을 마크가 그리면서 고가의 그림보다 친구가 더 소중함을 보여준다. (물론 후에 파란색 마카는 깨끗이 지워냈지만 ^^)

 

이반이 정신과 의사에게 전해 들은 이야기가 이 극의 중심 주제를 잘 보여준다. 

[내가 나인 것은 내가 나이기 때문이고, 당신이 당신인 것은 당신이 당신이기 때문에, 나는 나이고 당신은 당신입니다.]

싸움이 고조되면서 세르주를 이해한다던 이반이 5억짜리 하얀 그림에 대해 이건 판때기라고 이걸 왜 5억 주고 샀냐며 감정이 폭발하여 말할 때 속이 시원해지긴 했다. ㅋㅋ 정말 단순하게 보면 처음부터 이 말을 하고 싶어서 이 말을 내뱉은 마크가 이 말을 내뱉지 못하고 세르주 편을 들어주는 이반이 이해가 안 되니 답답해하다가 싸움이 최고조에 이르러 멘탈이 탈탈 털려버린 이반이 솔직하게 이 말을 내뱉으면서 관객들마저도 속 시원해지는 마법을 경험했다. ㅋㅋ 

세르주 미안하지만 너의 예술적 취향은 인정해. 하지만 그건 그냥 하얀 판때기로 보여. 이 말 못 해서 속 뒤집어 지는 줄. 

 

 

 

EMK 넘버는 웅장하고 가슴을 울리는 특징이 있는데 마리와 만나니까 작품이 너무나도 슬퍼졌다.
지금껏 본 작품 중에서 가장 많이 울었다.
10주년 공연답게 모든 것이 완벽한 걸작이었다.
베르사유 궁전과 소품, 드레스가 로코코 양식의 사치스럽도록 화려하여 보는 눈이 즐거웠는데
극이 전개될수록 한 여자의 삶이 이토록 슬플 수가 있구나 싶으면서 가슴이 저려왔다.
역사의, 정치의 희생양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한 여인의 삶을 같은 인간의 위치에서 공감할 수 있어서 뜻깊은 시간이었다.
아무도 억울하게 상처받지 않으면 좋겠다.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 마리가 남긴 말로 유명하지만 왕비를 증오한 민중이 악의적으로 퍼뜨린 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사치로 국고를 탕진했다는 죄명을 가장 잘 드러내 보이는 왕비를 괴물로 만든 가짜뉴스다.
[그래 인간이길 포기한 너희들
이 끔찍한 일 용서 못해
내게 그 더러운 돌을 마음껏 던져
내 아일 위해 당당히 맞아줄테니

사랑하는 내 아가
내 아들아 약속해주렴
복수로 삶을 버리지마
앞을 봐 당당하게
울지마 엄말 위해]
마지막 씬에서 단두대에서 들려온 마리의 외마디 비명 소리가 이슬로 눈물로 맺혔다. ㅠㅠ


 

한국인 아빠와 필리핀 엄마 사이에서 태어나 양육비 지원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가난하게 살아온 코피노 문제를 그 처참한 삶을 통해 보여준다.
스토리 대본 좋았으나
상황을 묘사하는 긴 글까지 대사로 처리하여 많은 부분을 상상해야 해서 피로함이 느껴졌다.
스토리 자체는 재밌었고 배우들 딕션, 연기 너무 훌륭했다.
영상 조명 감각적이었고
로드 트립 추격 액션 장르의 분위기가 잘 살았다.
그나저나 한국 남자들 양심없이 코피노 수가 4만명라니... 지새끼를 이렇게 방치하다니...


이솝이야기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전해졌는지에 대한 픽션이다.
유명한 인물에 대한 작품에 흥미가 없는데 이 또한 지루했다.
이솝이야기를 재밌게 엮은 작품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
넘버도 그닥.

 

다락방 연극 무대가 독창적이다. 다락방 좋아하는데 동심을 채워주는 재미가 있다.
다락방 바닥의 나무문을 열면 아래의 작은 다락방으로 들어갈 수 있고 아래의 두 다락방을 연결하는 통로가 있다. 다락방 미로.
스토리는 히키코모리에 대한 이야기가 주인데 사이사이에 좁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잠복, 산장 등 다른 상황에서의 에피소드가 나온다.
다크하고 기괴하여 주제와 어울리는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기분 좋지는 않았다.

 

남자의 시간은 사랑에서 이별로
여자의 시간은 이별에서 사랑으로
교차하여 흐른다.
연출이 신선하여서 색다른 감상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랐는데
둘의 연애이야기가 진부하여 색다른 감상을 얻지 못했다.
넘버도 가사에 리듬 좀 붙인 느낌이고
지루했다.

이태원클라쓰


빅마우스: 희대의 천재 사기꾼 빅마우스라는 누명을 벗고 정의를 구현하는 삼류 변호사 이야기


호텔 델루나: 원한때문에 떠도는 귀신을 힐링해주는 럭셔리한 호텔과 그 곳 직원들의 이야기


블루버스데이: 죽은 첫사랑이 남긴 사진을 태워 과거로 타임슬립하여 현재를 바꾸는 이야기


어쩌다 하루: 만화 속 엑스트라가 작가가 정해준 운명에서 벗어나려 고군분투하는 이야기


런온: 너무나도 다른 서로가 만나 사랑하고 이해하게 되는 설렘뽀짝이야기


종이달: 부자들의 더러운 돈을 횡령하여 불륜남의 꿈을 이뤄주는 은행직원의 통쾌한 이야기


즐거운 나의 집: 명성대 이사장의 죽음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밝혀지는 음모에 대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이야기


하이쿠키: 한입만 먹어도 자신의 욕망을 실현시켜주는 의문의 수제쿠키가 엘리트 고등학교를 집어삼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나의 해방일지: 인간의 근원적인 고통과 외로움 그리고 사랑에 대한 철학적이고 솔직한 고찰


연인: 남녀 캐릭터가 현대적이어서 매력 넘치는 병자호란의 시대적 아픔과 잘 엮인 사랑이야기


도시남녀의 사랑법: 인터뷰 형식의 연출이 감각적인 공감가는 연애이야기

인간의 근원적인 외로움과 사랑이 충족되길 바라는 갈망에 대한 드라마이다. 

마음에 와닿는 대사가 참 많았다. 얼마나 명대사가 유명하면 나무위키에 명대사 모음집이 있다. 우와~

생각해보면 우린 그토록 사랑을 갈망하면서 서로가 서로를 채워주지 못하고 눈치만 보는걸까?

추앙한다는 말이 더 마음에 와닿는데,

누군가를 추앙하듯 주는 사랑에 집중하고 그것으로 만족하고

선물과 같이 찾아온 받는 사랑에 큰 감동으로 기뻐한다면

서로가 서로를 채워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이토록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난 조선시대가 맞았어. '오늘부터 이 사람이 네 짝이다' 그럼 '예, 열렬히 사랑하겠습니다~' 그러고 그냥 살아도 잘 살았을 것 같애. 사람 고르고 선택하는 이 시대가 난 더 버거워.”] 

이 대사가 지금 현실에서의 문제점을 꼭 짚어주는 것 같다. 

고르고 고르니까 지금 네 곁의 사람이 부족해 보이고 

그런 끝없는 욕심이 우리를 추앙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것일 거다.

좋다~~ 나의 마음을 너의 마음을 읽어주어서. 우리가 정직하다면 이토록 해방될 것일진대.. 

 

[지쳤어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 건지 모르겠는데, 그냥 지쳤어요. 모든 관계가 노동이에요. 눈 뜨고 있는 모든 시간이 노동이에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아무도 날 좋아하지 않고.]

[생각해보니까 그런 사람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내가 좋아하는 것 같은 사람들도 가만히 생각해 보면 다 불편한 구석이 있어요. 실망스러웠던 것도 있고, 미운 것도 있고, 질투하는 것도 있고, 조금씩 다 앙금이 있어요. 사람들하고 수더분하게 잘 지내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진짜로 좋아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혹시 그게 내가 점점 조용히 지쳐가는 이유 아닐까, 늘 혼자라는 느낌에 시달리고 버려지는 느낌에 시달리는 이유 아닐까.]

[어려서 교회 다닐 때 기도 제목 적어내는 게 있었는데 애들이 쓴 거 보고, '이런 걸 왜 기도하지? 성적, 원하는 학교, 교우 관계...
고작 이런 걸 기도한다고? 신한테? 신인데?
난 궁금한 건 하나밖에 없었어 '나 뭐예요? 나 여기 왜 있어요?

난 왜 딴 애들처럼 해맑게 웃지 못할까 난 왜 늘 슬플까 왜 늘 가슴이 뛸까 왜 다 재미없을까 인간은 다 허수아비 같아 자기가 진짜 뭔지 모르면서 그냥 연기하며 사는 허수아비
어떻게 보면 건강하게 잘 산다고 하는 사람들은 이런 모든 질문을 잠재워 두기로 합의한 사람들일 수도
‘인생은 이런 거야’라고 어떤 거짓말에 합의한 사람들
나는 합의 안 해. 죽어서 가는 천국따위 필요 없어.
살아서 천국을 볼 거야.]

 

[나 하고 싶은 말은 못 했어. 존재하는 척 떠들어내는 말 말고, 쉬는 말이 하고 싶어. 대화인데, 말인데, 쉬는 것 같은 말.섹스라고 말하지만, 사실 나 남자랑 말이 하고 싶어.]

[난 한 번은 채워지고 싶어. 그러니까 날 추앙해요. 사랑으론 안 돼. 추앙해요.]

[누구랑 있으면 좀 나아 보일까. 누구랑 짝이 되면... 그렇게 고르고 골라놓고도 그 사람을 전적으로 응원하지는 않아. 나보단 잘나야 되는데 아주 잘나진 말아야 돼. 전적으로 준 적도 없고, 전적으로 받은 적도 없고. 다신 그런 짓 안 해. 잘 돼서 날아갈 것 같으면 기쁘게 날려보내 줄 거야. 바닥을 긴다고 해도 쪽팔려 하지 않을 거야. 세상 사람들이 다 손가락질해도 인간 대 인간으로 응원만 할 거야.]

[자꾸 답을 기다리게 되는 마음은 어쩔 수 없지만, 두고 봐라. 나도 이제 톡 안 한다. 그런 보복은 안 해요. 남자랑 사귀면서 조용한 응징과 보복 얼마나 많이 했게요. 당신의 애정도를 재지 않아도 돼서 너무 좋아요. 그냥 추앙만 하면 되니까.]

 

[하루에 5분. 5분만 숨통트여도 살 만하잖아. 편의점에 갔을 때 내가 문을 열어주면 '고맙습니다' 하는 학생 때문에 7초 설레고, 아침에 눈 떴을 때 '아 오늘 토요일이지.' 10초 설레고. 그렇게 하루 5분만 채워요.
그게 내가 죽지 않고 사는 법]

["해방일지에 그런 글이 있더라? 염미정의 인생은 구씨를 만나기 전과 만난 후로 나뉠 것 같다는."
"미 투."
"나 미쳤나 봐. 내가 너무 사랑스러워. 마음에 사랑밖에 없어. 그래서 느낄 게 사랑밖에 없어."
"한 발, 한 발, 어렵게, 어렵게."]

 

 

 

 

 

재미 감동 딱히 기억나는 건 없다
우연이 굉장히 많아서 납득하기 어렵다
시나리오를 손봐야할 것 같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데미안과 세계관과 주제의식은 같지만 스토리는 다르다.
텍스트는 좋지만
지루해서 졸린다.
삶과 자신에 대한 성장 이야기인데
누구나 따르는 관념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들으라는 것이고
그렇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가는 구도자들의 방과후 클럽 이야기이다.
내가 아플 때 너를 안아주고 싶다라는 부족한 대로 사랑하며 사는 인생이 길이 될 수 있다는 메세지를 전한다. 나랑 같은 생각!

 

 

이기동 체육관은 권투를 통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열정을 일깨워가는 과정을 그린 연극이다. 지금은 권투보다 다른 격투기 스포츠가 더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만 해도 권투는 몇 없는 볼거리 중 하나이자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스포츠였다. 

이기동은 젊은 시절 '미친 탱크'라는 별명으로 세계 챔피언을 노렸지만 '펀치 드렁크'라는 후유증만 남긴 채 지금은 초라한 체육관 관장으로 추억만을 곱씹을 뿐이다. 그런 이기동 관장에게 어느 날 별 볼 일 없는 대학 시간강사인 또다른 '이기동'이 찾아온다. 어린 시절 자신에게 꿈을 줬던 선수에게 권투를 배워보고 싶다는 말과 함께. 어리숙해 보이는 몸치에 권투에 대한 상식만 박식한 이기동의 등장과 함께 권태롭던 체육관의 일상은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다.
한국 최초의 프라모델 가게 주인 강씨, 사랑스러운 수다쟁이 정애숙, 체육관의 얼음 주먹인 보험사 직원 서봉수, 자신을 무시하고 괴롭히는 친구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체육관을 찾은 고등학생 탁지민, 관장 이기동의 딸이자 아버지의 꿈을 이어가고 싶은 프로 복싱 선수 연희. 이들에게 권투는 힘들고 지친 삶을 헤쳐 나가는 돌파구이다. 그러던 어느 날 절대 선수를 키우지 않겠다는 관장 이기동 몰래 체육관 단원들은 아마추어 권투대회를 나가기로 결정하게 된다. 설상가상 연희는 아버지 이기동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권투 시합을 준비한다. 체육관에 모인 이들은 각자의 콤플렉스를 극복하게 되고 체육관 한쪽에 걸려 있던 멈춰버린 시계처럼 과거에 얽매이던 이기동 관장도 결국 아들에 대한 죄책감을 힘겹게 이겨낸다.

 

대회 준비를 하면서 줄넘기를 하고 샌드백을 두드리는 체육관 사람들의 열정가득한 얼굴과 진한 땀냄새가 너무나도 멋지게 다가왔다. 꿈을 가지고 일에 매진하는 사람의 모습이 이토록 멋있구나를 마음 깊이 느끼도록 해준 연극이었다. 

[그냥 옛날부터 꼭 한번 해보고 싶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거든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산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입니다.

아직 마지막 라운드의 공은 울리지 않았습니다.]

 

 

우와! 정말정말 명작이었다. 웃기고 서글프고. 

도박, 술, 담배가 가득한 서부시대. 보안관 존은 오늘도 마을을 지키고 있다. 과거 보안관이었던 늙은 요셉은 술만 마시며 행패를 부리는 골칫덩어리로 전락했고, 마을사람들은 돈을 모아 희대의 청부살인업자 빅터를 부르고, 그 사실을 안 존이 마을 사람들에게 분노하지만 빅터가 오는 걸 막을 순 없다. 마을엔 피바람이 몰아치고 존과 빅터 간의 절체절명의 순간이 다가온다. 
서부 개척 시대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마을의 술집 [WILD WEST]는 실재하는 공간이 아니다. 서부시대를 좋아하는 인터넷 카페 회원들이 운영하는 오프라인 모임 장소이다. 운영장인 존은 대본을 쓰고 그들은 악당과 영웅, 마을 주민으로 분장하고 연기를 한다. 현실의 자신을 잊고 서부시대의 인물로 살아가면서 이곳에서의 생활에 머물고 싶어한다. 

요셉이 읽은 책의 구절이 이들의 마음을 말해준다. 

[물고기가 있었다. 물고기는 자신이 깊은 강물 속에서 태어난 줄 알았다. 

얼마나 자랐을까, 어느날 물 밖으로 눈을 내밀어 바깥 세상을 보았다. 황야였다. 

거칠고 황량한 사막 한 쪽 말라붙은 강바닥, 얼마 남지 않은 물에서 자신이 퍼덕이고 있었다.]

황야의 물고기와 같이 말라붙은 현실에서 퍼덕이고 있는 그들은 서부시대 인물로 살아가면서 목을 축이고 있다.

 

 

청소년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스토리가 좋았다. 청소년의 고민 해결에 도움이 되는 교훈적 내용이다.
연출도 좋았는데
요리를 하며 레시피를 만드는 장면에서 소품이 종이 그림에 식자재를 붙이는 표현이 다소 소꿉놀이 같았다.
중간중간에 관객들에게 음식을 나눠주는데 그건 좋았다. 이왕이면 레시피 만드는 장면도 실제 식재료이거나 식재료 모형이었으면 더 실감났을 것 같다.

 

 

3개 면의 화면에서 바다 영상이 나오고 배가 놀이기구처럼 360도 회전하고 위아래로 움직이기 때문에 바다를 항해하는 현실감을 준다. 가상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를 결합한 XR 기술을 활용한 방식은 시간과 공간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XR 기술로 소극장 무대의 한계를 극복하였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는 노벨문학상과 퓰리처상을 수상한 소설로 출판 직후 수백만부가 팔린 중편 소설이다.
“노인과 바다”는 작은 어촌에 사는 노인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불굴의 의지를 보여주는 소설로 대부분 장면이 바다에서 이루어지고, 상상의 공간과 환상의 사건, 거침없이 흐르는 시간을 담고 있다.
쿠바의 작은 어촌에 사는 노인은 멕시코 만에서 작은 배를 타고 어업을 하며 살아간다. 몸은 야위고, 얼굴은 태양빛에 그을었으며 손에는 여러 개의 상처 흔적이 있다. 노인도 젊었을 때는 힘이 장사였으며, 가장 솜씨 좋은 어부였다. 그러나 세월과 더불어 힘과 운세가 다했는지 84일 동안 한 마리의 고기도 낚지 못했다. 고기잡이를 배우고자 한 소년이 따라다녔다. 소년은 유일한 말동무이며, 친구이며, 생의 반려자였다. 아프리카 밀림의 사자 꿈을 꾼 다음날 해가 뜨기 전에 바다로 나간다. 
노인은 낚시에 큰 고기가 걸렸음을 알았지만 물고기는 작은 배를 끌고 달아나기 시작한다. 노인과 물고기의 사투가 시작되었다. 사흘간의 사투 끝에 물고기는 물 위에 떠오르고 노인은 배에 매달고 육지를 향한다. 그러나 상어의 공격을 받고, 작살과 칼, 그리고 노까지 모두 잃어버리고 고기는 앙상한 뼈만 남는다. 상처뿐인 노인을 바라보며 소년은 눈물을 흘린다. 노인은 지쳐 잠이 들고, 아프리카 사자의 꿈을 꾼다. 

 

노인의 고기잡이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어서 노인의 혼잣말과 감정이 더 마음에 와닿았다. 인생에 고난이 찾아오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살아내는 노인의 모습에서 노인의 꿈에 등장한 아프리카 사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비록 몸은 노쇠하였지만 포기하지 않는 끈질긴 정신력은 사자와 같으리라. 용맹스럽고 영웅적인 사자. 그래서 사자 비유가 마음에 들었다. 

핵심적인 대사이다. 

[인간이란 패배당하기 쉬운 법이지. 어째서일까? 남의 탓이 아니야 바로 자신 때문이지. 

자기자신에 대해서 스스로 절망하고 포기하기 때문이지. 

하지만 난 절망하지 않아. 그리고 절대 포기하지 않을거야.]

 

이 작품은 유명한데 여전히 지루하다.
지루함을 느끼길 바라는 게 작품의 의도라고 생각된다. 희망고문이 주제인 듯 하여.
고도가 누구인가에 대한 해석이 다양한데
극 전체에서 성경을 언급하며 고도는 인류를 구원한다고 알려진 메시아(예수)를 상징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기다려도 기다려도 예수는 오지 않고
희망을 품고 다시 기다리는 인간의 삶은 고통스럽다. 기다리지 않고 떠나버리려니 벌을 받을까 무서운 것이다.
성경을 까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가 고도를 신이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부인하였지만 작품은 그렇게 말하지 않고 있으며
성경을 까는 첫작품인 만큼 인정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불신자의 시선에선 신자의 삶이 그렇게 보이는가 보다. 자유를 속박당하고 쾌락을 멀리해야 해서? 그렇게 보일 수는 있지만 오히려 자유한 마음으로 기쁨에 넘치는 삶이라고 느꼈는데 오해가 있긴 하다. 살아보지 않고 어떻게 알겠어..

 

 

제루샤가 키다리 아저씨라고 이름 붙인 제르비스에게 쓴 편지가 극 전체를 구성한다. 주고받은 편지만으로도 감동적인 스토리가 전달되는 구성이 독특하고 인상적이었다. 2인극이고 무대장치가 트렁크 가방들 안에 담긴 소품들 정도여서 단조로움은 있지만 스토리와 대사글이 워낙 명작이라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넘버는 크게 기억에 남지 않았다. 또 대사에 리듬만 붙인 느낌.

 

진 웹스터의 소설 키다리 아저씨를 뮤지컬화한 작품이다. 원작소설은 제루샤가 그녀의 후원자인 '키다리 아저씨'에게 보내는 1인칭 편지 글로 이루어져있으나, 뮤지컬에서는 상상속에서만 존재했던 '키다리 아저씨' 제르비스 펜들턴을 무대에 등장시켜 2인극으로 바꾸었다. 고아소녀 '제루샤 애봇'과 그녀의 대학 진학을 후원하며 독립적인 여성으로 커갈 수 있게 돕는 키다리 아저씨 '제르비스 펜들턴'이 사랑하게 되는 스토리를 기반으로 제루샤의 편지를 두 배우가 읽는 형식으로 되어있어 편지를 쓰는 제루샤와 편지를 읽는 제르비스의 모습이 주를 이루는 극이다.
음악은 3인조(기타, 첼로, 피아노)로 이루어져있으며, 무대는 제르비스의 서실이 따듯하게 꾸며져 있으며 두 남녀가 각기 다른 공간에서 서로에게 보낸 편지를 읽어 내려가므로 트렁크 가방들을 옮겨 침대나 책상, 학교 단상과 산 등 다양한 장면의 변화를 표현하게 된다. 트렁크의 이동 외에 무대 전환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트렁크 가방들의 이동변화로 바뀐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며 배우들이 트렁크 가방을 직접 이동한다.
편지를 매개체로 사랑이 이뤄지는 로맨틱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관객과 평단의 큰 호평을 받았다.

 

20세기로 넘어가는 뉴잉글랜드. 고아원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아이, 제루샤 애봇.
고아원 밖의 넓은 세상을 꿈꾸던 제루샤에게
어느 날 수수께끼의 한 남자가 대학 공부를 후원해주겠다고 한다.
단, 후원의 조건은 한 달에 한 번 그에게 편지를 보내야 한다는 것!

질문하지 말 것, 답장은 없을 것!
후원자의 정체를 알 수 없는 제루샤는 그에게 “키다리 아저씨” 라는 별명을 붙여주고,
매달 편지를 보내며 점차 성장해나간다.
좌충우돌 대학 생활을 하던 제루샤는 룸메이트인 줄리아의 ‘젊은’ 삼촌,
제르비스 펜들턴을 만나게 된다. 제르비스는 제루샤를 문학과 여행,
그리고 모험의 세계로 인도하고 이 둘은 급격히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제르비스는 편지 속 제루샤의 발랄하고 씩씩한 모습에 마음이 끌리게 되고 

지미라는 남자가 등장하면서 질투심에 자신이 세운 규칙을 어기고 제루샤에게 줄리아의 삼촌으로 나타나 데이트를 한다. 

지미에게 질투하여 급하게 비서 이름으로 편지를 쓰는 제르비스가 무척 웃기고 귀여웠다. ^^

작품 전체를 대표한다고 생각되는 대사이다. 

[이 두사람이 마음이 정말 잘 맞고 함께 있으면 너무 행복하고 헤어지면 너무 외로워진다면

이 세상 그 무엇도 이 두 사람을 갈라놓을 순 없는 거겠죠? 

그 사람이 없는 이 세상은 너무나도 아프고 너무나도 허전해요. 

저 아름다운 달빛마저도 싫어요. 그 사람과 같이 볼 수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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