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훈 박은석 이경욱 페어로 작품을 온전히 즐겼다. 아트 무척 유치한 감정 싸움을 고급지게 표현한 수작♡
엄기준 이필모 박호산 페어는 말 속도가 빨라서 대사를 다 듣지 못해서 재관람한 것이다.  

 

25년간 끈끈한 우정을 지켜 온 세 친구.
어느 날 세르주가 산 그림 한 점.
가로 150 세로 120센티쯤의 하얀 캔버스.
흰색 바탕에 흰색 줄이 쳐진 하얀 그림.
세 남자의 오랜 우정이 고가의 그림 한 점으로 인해 와해되었다가 다시 모이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린 블랙코미디 연극으로 토니 어워드 베스트 연극상, 몰리에르 어워드 베스트 작품상, 뉴욕 드라마 비평가 협회 베스트 상등을 수상했다.

거대하거나, 큰일이거나, 대단한 사건이 아닌, 아주 일상적인 생활과 상황에서 시작된 단초에서 인간의 삶과 관계에 대한 ‘사유의 담론’을 발견하고 이를 펼쳐낸다. 극은 인간의 이기심과 질투, 소심함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데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진중하게, 또 한편으로는 랩을 하는 듯한 속사포형 남성들의 수다를 통해 극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서로가 다르기 때문에 아쉬운 말을 하게 되고 유치하게 투닥이지만 말싸움이 고조되면서 실상 속내는 서로가 멀어지는 것 같다는 서운함을 드러내게 되면서 세 사람은 화해의 물꼬를 틀게 된다. 

5억짜리 그림에 세르주가 건네준 파란색 마카로 하얀 눈 내리는 하얀 눈 밭 위를 스키를 타며 내려오는 사람을 마크가 그리면서 고가의 그림보다 친구가 더 소중함을 보여준다. (물론 후에 파란색 마카는 깨끗이 지워냈지만 ^^)

 

이반이 정신과 의사에게 전해 들은 이야기가 이 극의 중심 주제를 잘 보여준다. 

[내가 나인 것은 내가 나이기 때문이고, 당신이 당신인 것은 당신이 당신이기 때문에, 나는 나이고 당신은 당신입니다.]

싸움이 고조되면서 세르주를 이해한다던 이반이 5억짜리 하얀 그림에 대해 이건 판때기라고 이걸 왜 5억 주고 샀냐며 감정이 폭발하여 말할 때 속이 시원해지긴 했다. ㅋㅋ 정말 단순하게 보면 처음부터 이 말을 하고 싶어서 이 말을 내뱉은 마크가 이 말을 내뱉지 못하고 세르주 편을 들어주는 이반이 이해가 안 되니 답답해하다가 싸움이 최고조에 이르러 멘탈이 탈탈 털려버린 이반이 솔직하게 이 말을 내뱉으면서 관객들마저도 속 시원해지는 마법을 경험했다. ㅋㅋ 

세르주 미안하지만 너의 예술적 취향은 인정해. 하지만 그건 그냥 하얀 판때기로 보여. 이 말 못 해서 속 뒤집어 지는 줄.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