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정말정말 명작이었다. 웃기고 서글프고. 

도박, 술, 담배가 가득한 서부시대. 보안관 존은 오늘도 마을을 지키고 있다. 과거 보안관이었던 늙은 요셉은 술만 마시며 행패를 부리는 골칫덩어리로 전락했고, 마을사람들은 돈을 모아 희대의 청부살인업자 빅터를 부르고, 그 사실을 안 존이 마을 사람들에게 분노하지만 빅터가 오는 걸 막을 순 없다. 마을엔 피바람이 몰아치고 존과 빅터 간의 절체절명의 순간이 다가온다. 
서부 개척 시대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마을의 술집 [WILD WEST]는 실재하는 공간이 아니다. 서부시대를 좋아하는 인터넷 카페 회원들이 운영하는 오프라인 모임 장소이다. 운영장인 존은 대본을 쓰고 그들은 악당과 영웅, 마을 주민으로 분장하고 연기를 한다. 현실의 자신을 잊고 서부시대의 인물로 살아가면서 이곳에서의 생활에 머물고 싶어한다. 

요셉이 읽은 책의 구절이 이들의 마음을 말해준다. 

[물고기가 있었다. 물고기는 자신이 깊은 강물 속에서 태어난 줄 알았다. 

얼마나 자랐을까, 어느날 물 밖으로 눈을 내밀어 바깥 세상을 보았다. 황야였다. 

거칠고 황량한 사막 한 쪽 말라붙은 강바닥, 얼마 남지 않은 물에서 자신이 퍼덕이고 있었다.]

황야의 물고기와 같이 말라붙은 현실에서 퍼덕이고 있는 그들은 서부시대 인물로 살아가면서 목을 축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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