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들고있는 찻잔에

별이 보입니다.

내 가슴에 

별로 담긴 그대가

비쳤나봅니다. 

내 것인줄 알았으나

받은 모든 것이 선물이었다.

용서할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으며

존중은 커녕 무시가 답이고

그냥 없는 존재로 여기며

투명인간 취급하면서,

 

서로가 그렇게 살아간다.

 

이런 경멸과 하찮음으로 점철된 음지속에서,

나는 나만의 연꽃을 피워보려 한다.

 

소중한 무언가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많이 남아 있지 않으며,

 

끊어내지 못한 저주의 사슬은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 끊임없이 피를

토해내게 할 것이다.

 

그렇기에,

일단 그저 꽃을 피워 보려한다. 

속살거린다.
밤이 이슥토록
애틋이
필경
분분한
하롱하롱
발돋움치고
어린다
틔운다
봄볕
나래짓
눈물을 뚝뚝 흘리다. 들썩들썩 운다.
갈랫길
눈 나려
망연히
설핏
뉘엿뉘엿
계절을 호흡하다
머뭇거림
보드라운
묵직한
소록소록 : 아기가 조용히 자는 모양
반절 접어두다
수르르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왔다
바람이 스잔히 불어간다
하릴없이
나지막하게
비창한 합창
잎파리 아스라진
탐방탐방 수면을 스치며
우뚝한 보람
참방참방
꾹꾹 눌러
아롱아롱 추억
또르르 구르다
푸르르 날개를 펴다
뭉텅뭉텅 자르다
다복다복 수북이 쌓이다
오종종한 봄
달보드레한
따습게
귀뜸해주다
자박자박 걸어오다
달큼한
아슴푸레
사각사각 거닐다
아스라이 물드는
벙글다
싱긋
날개를 퍼득이며
함빡 젖는
똬리를 틀다
햇볕이 포근히 엉겨 붙는다
흑단목 브로치
연신 콜록대며
다토아 피어
살랑거린다
아련한
아른아른
서려오는 한기
행복에 겨워하며
몽개몽개
섧게 울어버렸다
소르르 쏟아넣는다
사박사박 눈이 오다
개가 컹컹 짖다
가만가만 쌓이는
하늘하늘 내리는
수려하게 피어날
가뭇한 기억
자욱
묵은 편지
허기진 영혼
헛되이
천의 물결
망각의 언어들
한 켜 한 켜 쌓여서
켜켜히 쌓여
듬직한 것은
졸래졸래
올망졸망 몸부비고
가시지 않는다
슬픔 앗아가 주길
가만가만
머금고
고적한 밤
가슴 저미는
모든 음절
바스락 소리
잔별들
욕심껏
바람에 나부끼다
과거의 입김
과거의 걸음
두고 온 당신의 얼굴들
가슴을 적시다
서로의 섣부름
삶에 젖으면
눈이 사락사락 내린다.
서러움의 말뚝을 박고
깃을 친다
흐느낌
손을 부비며
아직 겨울이 저만큼인데
밤이 밀려올 때
머리를 들다.
눈물을 뿌리다.
구름에는 바람이 헤살짓는다.
와락 안다
나직이 스며드니
그러안았다
옷의 꽃잎들
뻐근해지는 옷걸이의 어깨
져가던 네 연락
지독한 향기
형편없는 나의 말에 웃어주던
노을 비끼는
구름이 가득 머금은 우유를 쏟아내듯
나뭇잎이 깃발을 달고 항해하듯
별을 잡아다 꿈에 가져다 놓는 일
보드라운 바람과 손잡는 일
울다 그쳤다 딸꾹질하는 하늘
옷장 속에 넣고 마구 흔들고 싶었다
음악을 재생하면 따라나오는 가사같이 나란히 걷다 보니
걱정과 함께 커튼은 좀 걷어두고
추억은 느리게 맞춰뒀다
추억을 덧입다
초승달이 그네를 타고 있었던 거구나
시답잖은 농담들
다 장난감이 되는 걸까
집 안 어디선가 굴러다니는 동전처럼
한가로운 발가락들의 춤추는 소리
역광으로 비치는 실루엣들의 수묵화
네가 전원을 끈대도 난 바탕화면에서 기다릴거야
조용한 입김들이 하얗게 들린다
구질구질하게 느껴졌다
오색찬란한 낙서들
진열된 팝업카드
찬 공기와 내 숨을 나눠가졌다
낡은 발 감싸 안아주는 신발 두 짝
바쁜 도시 위 사람들
잔혹하다
불면 꺼질 듯 꺼져서는 다시 피어날 듯 안개처럼 자욱이 서려 있는 꽃
파쇄기 속으로 종이를 밀어 넣으면 발치에 쌓이던 희디 흰 가루들. 눈이 흩날립니다.
받아 적을 수 없는 소리
첫사랑의 정기구독은 해지했다.
접힌 색종이처럼 사진을 찍는다
풍선껌을 크게 불어 봅니다
미래는 헐렁한 양말처럼 자주 벗겨지지만
선물받은 오르골을 돌리면 모르는 노래가 나온다
오래 기다린 상자는 눈을 떴다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이 방을 통째로 들어 리본으로 묶을 궁리를 해본다
초승달이 내 여린 이마를 가만히 보듬고 가곤 했지
헐거운 하루를 꾸벅꾸벅 박음질하고 있을까
계단을 감고 올라오는 발자국 소리
별이 움트는 소리
오지 않는 희망에 날개를 달아주고 싶었다
구름 송이들은 젖은 마음을 문지르는 데 요긴하겠다
강이 퐁당 물그나무를 서다
그림자를 졸여 만든 잉크
슬픔의 구름이 걷히기를
마음의 맷집이 두둑해져 있기를
반듯한 밥알들
결 고른
하늘 번지수
구겨진 시간이 흩어지는 중
꽃잎이 이즈러지도록
그리움만 소금처럼 하얗게 남게 하소서
정방형의 칸을 내어 너를 쓰고 싶다
무덤을 등에 지고 돌아왔다
해도 누워 발을 뻗었으니
비를 맞고 볕을 쪼이길 반복한 나무토막들 위로 뜨거운 기차가 규칙적인 소리를 내며 달렸다.
눈앞에서 파도가 천천히 무너지고 있었다 저마다의 계단처럼
어제를 동여맨 편지
뒤집힌 스노우볼의 노래
나무와 나무까지 밝아지는 모르는 색으로 달을 채워요
내 입안에 서걱거리는
지었다 허물었다 오롯이 사라지는 비밀의 집
반쯤 열린 창문으로 햇살이 배슥이 꽂혀와 반짝인다
보이지 않는 거리의 조약돌처럼 우리를 넘어뜨릴 수 있고
가랑 가랑 내리면서
다붓이 앉아
노랗게 영그는 날
울어 예으리
발자국 한 잎
하얀 종이 위에 한 줄의 공간을 비워 두는 것
뭇별
슬픈 예감 가누면서
달빛 지우며
고즈너기
슬픈 곡조로
낮에 이는 하품
후회가 소나기처럼 추적추적 내렸다
그대 그림자 보이지 않는 날 내 모습마저 잃어버린 느낌이었다
눈물만 안 먹음 싶어서
기억은 아직 사랑 중이라 공기가 따스하다
말없이 눈만 맞추는 하늘도 그리웠다
서로의 말을 빼앗아 갔는지도 몰라
너무 뾰족하지도 뭉툭하지도 않은 채 사랑을 시작하다 보면
꽃그늘 아래
포르스름한 달빛
슬픔이 잠드는 소리
내 앞에 지나간 날들이 전철보다 더 많아서
설레는 일은 늘 시간표 따위 없이 전속력으로 달려오니까
노래를 귀에 끼워본다 
옅어질 무지개처럼 잃어버리진 않을까
가독성이 떨어지는 일들이 쏟아져도
의로움과 평화가 포옹할 것입니다. 
어둠만이 나의 가까운 친구가 되었습니다. 
마지막 페이지에 달할 때까지
미소롭다
고요히 눈 감기 시작하는 저녁 하늘
별 하나 불을 켜 줘도
입꼬리에 걸린 꿈처럼
앞머리 헝클리는 봄 바람
왈칵왈칵 울고가는 먹구름
그믐달처럼 사위어지는 목숨
멈칫멈칫 걷는 햇살
활짝 핀 감탄사
별의 줄무늬
달 하나 가슴에 묻고 가는 시냇물처럼
하나의 계절이 끝나버린 듯한 기분
사그락 거리는 소리
바람이 툭툭 친다
시간이 폭신하게 뛰어놀았는지
날이 저물어 거리가 밤의 얼굴로 변하고 있었다
분필을 칠한 듯한 구름이 떠 있다
설움
눈꽃송이가 은빛 천사처럼 가로등에 내려앉았고
서녘하늘
박수칠 만큼 다 해내지는 못하거든
다스워지는
설레설레
다사롭게
아슴아슴
연기가 고불고불
도닥여주는
뜨락
이름을 알 수 없는 가능성
서성이다
바다에서는 두꺼운 책이 한 장씩 넘어가는 듯한 소리가 들려오고
달뜬
하르르
먹비
햇살이 소복했다
포르르 흙먼지가 올라왔다
웃음 몇 잔
불콰한
꿉꿉한
참새는 종종종 물어다가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아카시아꽃 핀 유월의 하늘은

사뭇 곱기만 한데

파라솔을 접듯이

마음을 접고 안으로 안으로만 들다

 

이 인파 속에서 고독이

곧 얼음모양 꼿꼿이 얼어들어옴은

어쩐 까닭이뇨

 

보리밭엔 양귀비꽃이 으스러지게 고운데

이른 아침부터 밤이 이슥토록

이야기해 볼 사람은 없어

파라솔을 접듯이

마음을 접어가지고 안으로만 들다

 

장미가 말을 배우지 않은 이유를

알겠다

사슴이 말을 하지 않는 연유도

알아듣겠다

 

아카시아꽃 핀 유월의 언덕은

곱기만 한데…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 터에 물 고인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하늘이 바로

내 위에 앉았습니다.

 

하늘빛이 너무 고와

손을 담그고 싶었습니다.

발돋움치고 손을 뻗쳐보아도

닿지 않았습니다.

 

하늘에 손을 씻으면

마음도 파래질 것 같아

그냥 그렇게

마음으로만 닿아 본 하늘에

내 마음 한 자리를 담아 둡니다.

 

바람이 부는 방향을 보고 서있으면 역풍이지만,

바람을 등지면 순풍이 된다.

내 인생의 순풍과 역풍은 

내가 행동하기에 따라 바뀐다. 

그대 곁을 떠나도

마음은 남겨두겠다 했지요.

한세월이 지나도

그렇게 그리운 걸 보면

그대 곁에 남겨둔

내 마음은

변함없나 봅니다. 

어디엘 가면 그대를 만날까요

누구를 만나면 그대를 보여줄까요

내내 궁리하다

제가 찾기로 했습니다.

 

하루하루 살면서 부딪치는 모든 일

저무는 시간 속에 마음을 고요히 하고

갯벌에 숨어있는 조개를 찾듯

두 눈을 크게 뜨고 그대를 찾기로 했습니다.

 

내가 발견해야만 빛나는 옷 차려입고

사뿐 날아올 나의 그대

내가 길들여야만 낯설지 않은 보석이 될

나의 그대를

 

 

행복의 한 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린다.

그러나 흔히 우리는 닫힌 문을 오랫동안 보기 때문에

우리를 위해 열려 있는 문을 보지 못한다. 

지난해 첫날 아침에 우리는

희망과 배반에 대해 말했습니다.

설레임에 대해서만 말해야 하는데

두려움에 대해서도 말했습니다.

 

산맥을 딛고 오르는 뜨겁고 뭉클한

햇덩이 같은 것에 대해서만

생각하지 않고

울음처럼 질펀하게 땅을 적시는

산동네에 내리는 눈에 대해서도

생각했습니다. 

 

오래 만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과

느티나무에 쌓이는

아침 까치소리 들었지만

골목길 둔탁하게 밟고 지나가는

불안한 소리에 대해서도

똑같이 귀기울여야 했습니다.

 

새해 첫날 아침

우리는 잠시 많은 것을 덮어두고

푸근하고 편안한 말씀만을

나누어야 하는데

아직은 걱정스런 말들을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올해 새해 첫날 아침

절망과 용기에 대해 이야기하였습니다. 

 

말은 입을 떠나면

책임이라는

추가 달린다.

 

나 어릴적에는 저 언덕에 올라

밤이 오기만을 항상 기다렸지

내 손을 내밀면 꼭 닿을 것만 같은 

저 별을 갖고 싶었어

저 멀리 반짝거리는 작은 별

 

또 하루가 가고 내일이 찾아와

내 키가 자라면 잡을 수 있을까

나도 엄마처럼 어른이 되고 싶어

두 손을 모으고 그렇게 기도했었지

 

하지만 나 지금은 회색빛 빌딩사이로

더 멀어져만 가는 그 별을 보면서

희망을 잃어버린 어린아이가 되어

슬퍼하고 있어

저 별을 갖고 싶다고

오래 전 나의 꿈

전화를 보면

너는 전화 속에 있다.

책장을 넘기면 

너는 어느새 글 속에 어린다.

만남을 꿈꾸면

나의 눈동자 속에 너의 모습은

이미 기쁨을 뿌리고

안녕은 어느새

눈물을 내 가슴에 심는다.

 

너도 그럴까.

한 시인이 어린 딸에게 말했다.

착한 사람도, 공부 잘하는 사람도 말고

관찰을 잘하는 사람이 되라고

겨울 창가의 양파는 어떻게 뿌리를 내리며

사람은 언제 웃고, 언제 우는지를

오늘은 학교에 가서

도시락을 안 싸온 아이가 누군인가를 살펴서

함께 나누어 먹으라고

 

괜찮다. 지나간다,

다시 꽃핀다.....

위로의 말은 칭찬받는

아이처럼 금새 

가지를 치고 조그맣게

입새를 틔운다.

그런 말 초록의 말을 건네자

누군가의 가슴속에

하루종일 꽃이 피어난다. 

내가 만일 가치 있는 발견을

한 것이 있다면,

다른 능력이 있어서라기 보다는

다 참을성 있게 관찰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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