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소년 소녀들이나 알고 있다.

봄이 말하는 것을.

살아라, 뻗어라, 피어라, 바라라,

사랑하라, 기뻐하라, 새싹을 움트게 하라,

몸을 던져 삶을 두려워 말라. 

그것은 일종의 사랑이다. 그렇지 않은가?

찻잔이 차를 담고 있는 일

의자가 튼튼하고 견고하게 서 있는 일

바닥이 신발 바닥을

혹은 발가락을 받아들이는 일

발바닥이 자신이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 아는 일

 

나는 평범한 사물들의 인내심에 대해 생각한다.

옷들이 공손하게 옷장 안에서 기다리는 일

비누가 접시 위에서 조용히 말라 가는 일

수건이 등의 피부에서 물기를 빨아들이는 일

계단의 사랑스러운 반복

그리고 창문보다 너그러운 것이 어디 있는가?

 

 

 

[류시화, 시로 납치하다 ]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 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 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팬케이크를 반죽해요.

부지런히 저어요.

팬 위에 올리고는

한쪽 면을 익혀요.

재빨리 뒤집어요.

할 수만 있다면!

세상도 뒤집어보고 싶어요. 

무덤들 사이를 거닐면서

하나씩 묘비명을 읽어 본다.

한두 구절이지만

주의깊게 읽으면 많은 얘기가 숨어 있다.

 

그들이 염려한 것이나

투쟁한 것이나 성취한 모든 것들이

결국에는 태어난 날과 죽은 날짜로 줄어들었다.

 

살아 있을 적에는

지위와 재물이 그들을 갈라 놓았어도

죽고 나니 

이곳에 나란히 누워 있다.

 

죽은 자들이 나의 참된 스승이다.

그들은 영원히 침묵으로 나를 가르친다.

죽음을 통해 더욱 생생해진 그들의 존재가

내 마음을 씻어 준다.

 

홀연히 나는 

내 목숨이 어느 순간에 끝날 것을 본다.

내가 죽음과 그렇게 가까운 것을 보는 순간

즉시로 나는 내 생 안에서 자유로워진다.

남하고 다투거나 그들을 비평할 필요가 무엇인가.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 엮음)

난 결코 대중을 구원하려고 하지 않는다.

난 다만 한 개인을 바라볼 뿐이다.

난 한 번에 단지 한 사람만을 사랑할 수 있다.

한 번에 단지 한 사람만을 껴안을 수 있다.

단지 한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씩만......

따라서 당신도 시작하고

나도 시작하는 것이다.

난 한 사람을 붙잡는다.

만일 내가 그 사람을 붙잡지 않았다면

난 4만 2천 명을 붙잡지 못했을 것이다.

모든 노력은 단지 바다에 붓는 한 방울 물과 같다.

하지만 만일 내가 그 한 방울 물을 붓지 않았다면

바다는 그 한 방울만큼 줄어들 것이다.

당신에게도 마찬가지다.

당신의 가족에게도,

당신이 다니는 교회에서도 마찬가지다.

단지 시작하는 것이다.

한 번에 한 사람씩.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 엮음)

한 곡의 노래가 순간에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다.

한 송이 꽃이 꿈을 일깨울 수 있다.

한 그루의 나무가 숲의 시작일 수 있고

한 마리의 새가 봄을 알릴 수 있다.

한 번의 악수가 영혼에 기운을 줄 수 있다.

한 개의 별이 바다에서 배를 인도할 수 있다.

한 줄기 햇살이 방을 비출 수 있다.

한 자루의 촛불이 어둠을 몰아낼 수 있고

한 번의 웃음이 우울함을 날려 보낼 수 있다.

한 걸음이 모든 여행의 시작이다.

한 단어가 모든 기도의 시작이다.

한 가지 희망이 당신의 정신을 새롭게 하고

한 번의 손길이 당신의 마음을 보여 줄 수 있다.

한 사람의 가슴이 무엇이 진실인가를 알 수 있고

한 사람의 인생이 세상에 차이를 가져다 줄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당신에게 달린 일이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 엮음)

함게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

그보다 너희 혼과 혼의 두 언덕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 두라.

서로의 잔을 채워주되 한 쪽의 잔만을 마시지 말라. 

서로의 빵을 주되 한쪽의 빵만을 먹지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서로는 혼자 있게 하라.

마치 현악기의 줄들이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줄은 서로 혼자이듯이.

서로 가슴을 주라. 그러나 서로의 가슴속에 묶어 두지는 말라.

오직 큰생명의 손길만이 너희의 가슴을 간직할 수 있다.

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 엮음)

크건 작건간에,

꽃들이 여기저기 피어 있는 

아름다운 정원을 갖고자 하는 이는

허리를 굽혀서 땅을 파야만 한다.

 

소망만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에서 극히 적은 까닭에

우리가 원하는 가치있는 것은 무엇이건

일함으로써 얻어야 한다.

 

당신이 어떤 것을 추구하는가 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그것의 비밀이 여기 쉬고 있기에

당신은 끊임없이 흙을 파야 한다.

결실이나 장미를 얻기 위해선.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 엮음)

내가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셨을 때

난 당신이 내가 그린 최초의 그림을 냉장고에 붙여 놓는 걸 보았어요.

그래서 난 또 다른 그림을 그리고 싶었어요.

 

내가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셨을 때

난 당신이 주인 없는 개를 보살펴 주는 걸 보았어요.

그래서 난 동물들을 잘 대해 주는 것이 좋은 일이란 걸 알았어요.

 

내가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셨을 때

난 당신이 기도하는 소리를 들었어요.

그래서 난 신이 존재하며,

언제나 신과 대화할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내가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셨을 때

난 당신이 잠들어 있는 내게 입 맞추는 걸 보았어요.

난 내가 사랑받고 있다는 걸 알았어요.

 

내가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셨을 때

난 당신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 걸 보았어요.

그래서 난 때로는 인생이라는 것이 힘들며,

우는 것이 나쁜 일이 아님을 알았어요.

 

내가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셨을 때

난 당신이 날 염려하고 있는 걸 보았어요.

그래서 난 내가 원하는 모든 걸 꼭 이루고 싶어졌어요.

 

내가 보고 있지 않다고 당신이 생각하셨을 때

난 보고 있었어요.

그래서 내가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셨을 때

내가 본 모든 것들에 대해

감사드리고 싶었어요.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 엮음)

 

나는 신에게 나를 강하게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내가 원하는 모든 걸 이룰 수 있도록.

하지만 신은 나를 약하게 만들었다.

겸손해지는 법을 배우도록.

 

나는 신에게 건강을 부탁했다.

더 큰 일을 할 수 있도록.

하지만 신은 내게 허약함을 주었다.

더 의미있는 일을 하도록.

 

나는 부자가 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행복할 수 있도록.

하지만 난 가난을 선물받았다.

지혜로운 사람이 되도록.

 

나는 재능을 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사람들의 찬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지만 난 열등감을 선물받았다.

신의 필요성을 느끼도록.

 

나는 신에게 모든 것을 부탁했다.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지만 신은 내게 삶을 선물했다.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도록.

 

나는 내가 부탁한 것을 하나도 받지 못했지만

내게 필요한 모든 걸 선물받았다.

나는 작은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신은 내 무언의 기도를 다 들어 주셨다.

모든 사람들 중에서 

나는 가장 축복받은 자이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 엮음)

아무리 어둔 길이라도

나 이전에 

누군가는 이 길을 지나갔을 것이고,

아무리 가파른 길이라도

나 이전에

누군가는 이 길을 통과했을 것이다. 

아무도 걸어가 본 적이 없는

그런 길은 없다.

나의 어두운 시기가

비슷한 여행을 하는

모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를.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 엮음)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현명한 이에게 존경을 받고

아이들에게서 사랑을 받는 것

정직한 비평가의 찬사를 듣고

친구의 배반을 참아내는 것

아름다움을 식별할 줄 알며

다른 사람에게서 최선의 것을 발견하는 것

건강한 아이를 낳든

한 뙈기의 정원을 가꾸든

사회 환경을 개선하든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선공이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 엮음)

내가 말했잖아. '오롯이 너에게' 부터 너의 서정적인 느낌의 발라드 너무~ 좋다고. 이번 곡도 같은 느낌이야. 

이 느낌 그대로 발라드 100곡 만들어줘. 발라드에서 너의 색깔은 살짝 달라져. 따스하고 서정적인 것이 네 느낌. 이 곡 메타포 좋은거 알지? 겨울과 봄이 서로 기대어 있는 심상 기발해. 

고갤 들어줘
눈을 맞춰줘
그댈 느낄 수 있게
작은 떨림 그 눈빛 우린 조금씩
사랑에 닮아가죠
이런 마음이
좀 서툴기에
그대는 모르겠죠
너무도 다른 우리지만
이 맘의 끝은
부디 함께해요
이 밤 살며시 봄이 오면
눈 녹듯 서로를 알아보길
늘 기대어 있는 두 계절처럼
안겨줘요 난 늘 그대 곁에
긴 말없이도
다 알 수 있어
너무 애쓰지 마요
서롤 몰랐던 시간만큼
더 사랑할게 많아지는 걸요
이 밤 살며시 봄이 오면
눈 녹듯 서로를 알아보길
늘 기대어 있는 두 계절처럼
안겨줘요 난 늘 그대 곁에

이번 작사 시간이 걸리더라도 진솔하게 쓰려고 썼다 지웠다 반복했다고 너가 말했잖아. 

우석이 가사 완성도 무지 높아. 단어 선택, 단어 배열, 메타포, 가사의 진솔한 내용 다 우수해. 문학적 감각이 보여. 넌 뭘 해도 작곡도 작사도 다 센스있고 영리하고 세련된 것이 네 색깔이야. 

Ayayayayayaya
Alright
아무도 없어 둘만의 무드 속에 baby
Yeah 경계심은 풀어
난 널 위한 baddest
네 눈동자에 아득히
푹 빠지지 no privacy
더 솔직히 원해 Ayaya
알아 너를 향한 많은 시선들
yeah yeah
깊이 숨겨버린 네 본 모습까지도
난 망쳐버려 this party
짙어진 밤이 우릴 못 찾게 yeah
We got no shame shame
점점 깊어져 가
우리만의 shade shade
끝이 어디든 all I can do
너의 맘도 all I can feel 다 보여줘
비밀스럽게 이끈 네 모습마저
나를 자극해 감당 못할 기분
We got no shame shame
넘지 못할 선을 넘어
be the same same
둘만 기억될 이 순간
I wanna be yours
갈수록 더 목이 타지
네게 기울어진 세상을 봐 baby
Oh 삼켜 마치 whisky
넌 거부 못 할 guilty
Yeah 취한 듯이 우린 대담해져 가
알아 우릴 향한 많은 시선들
yeah yeah
신경 안 써 내 관심은 오직 하나뿐
더 멀리 떠나 like venice
짙어진 밤이 우릴 못 찾게 yeah
We got no shame shame
점점 깊어져 가
우리만의 shade shade
끝이 어디든 all I can do
너의 맘도 all I can feel 다 보여줘
비밀스럽게 이끈 네 모습마저
나를 자극해 감당 못할 기분
We got no shame shame
넘지 못할 선을 넘어
be the same same
둘만 기억될 이 순간
Yeah 엉켜진 숨이 느껴져
you and me 감출 수 없게
Baby baby baby
벗어던진 rules 내일은 없는 듯
Don’t say no no no
We got no shame shame
점점 깊어져 가
우리만의 shade shade
끝이 어디든 all I can do
너의 맘도 all I can feel
다 보여줘
비밀스럽게 이끈 네 모습마저
나를 자극해 감당 못할 기분
We got no shame shame
넘지 못할 선을 넘어
be the same same
둘로 완성될 이 밤

우석! 사람 깜짝 놀래킨다. 싱어송라이터로 벌써 완성되어 버렸네. 김우석 색깔도 확실히 잡혔고 (보컬 색깔이 따스하고 부드러운 그리고 세련된 팝느낌)

네 오묘한 눈빛 속 deep blue
먹먹하게 날 감싸 warning
유일해진 너의 숨 kissin’
부족해 매일 overtime
너를 껴안고 맞는 아침
꿈에서 조차 나의 wishlist
Cuz baby tonight
내게 기대어 stay
So one more call my name
Up and down feeling
시소 위를 걷게 해 oh
너만의 loser 멀어질 수 없는 걸
이 세상 속에 우리 둘로 충분해 oh
Yeah 나 말고 뭘 더 원해
Tell me what more can I do wah-ooh
너로 가득 채운 page
세상 모든 언어로 love you
Tell me what more can I do wah-ooh
내 맘 전부 던져 stay
이젠 아플 정도로 want you
이 밤은 길어 sickness
네가 없는 도신
현실 감각이 좀 떨어지잖아
서롤 비춘 너와 나
달라서 더 닮아가
Cuz baby you know
넌 이제 그만 wait
So one more call my name
Up and down feeling
시소 위를 걷게 해 oh
너만의 loser 멀어질 수 없는 걸
이 세상 속에 우리 둘로 충분해 oh
Yeah 나 말고 뭘 더 원해
Tell me what more can I do wah-ooh
너로 가득 채운 page
세상 모든 언어로 love you
Tell me what more can I do wah-ooh
내 맘 전부 던져 stay
이젠 아플 정도로 want you
Ooh 숨을 죽여 feeling more
널 더 느끼고 싶어
매일 날 아쉽게 해 Ooh
아득한 현실을 넘어 yeah
Tell me what more can I do wah-ooh
너로 가득 채운 page
세상 모든 언어로 love you
Tell me what more can I do wah-ooh
내 맘 전부 던져 stay
이젠 아플 정도로 want you
Ooh-Ohh

나도 원하는 바야. 너랑 함께 달려가는 것. 우린 닮은 듯 다르잖아. 

소리 없이 그쳐가
파도치던 세상이
너의 존재에 oh
모든 것이 달라져
긴 방황 끝에 내 맘이
답을 찾아 yeah
그토록 따스한 날 보는 네 눈빛
어둠이 와도 환히 비춰 주고 있어
너의 발자국을 따라
다신 돌아보지 않아
Cause’ your love makes me
better better
영원토록 better
안아줄게 누구보다 다정하게
Can you feel it 나 널 닮아 가잖아
네가 같이 걸을 때에
무엇보다 더 힘이 돼
Cause’ your love makes me
better better
달려가 줘 함께
너는 나의 saviour
그 손을 뻗어줘
너는 나의 healer
Better with you always
혹시나 너도
혼자서 아파할까 걱정이 돼
걸음을 재촉해
네 곁에 영원처럼 머물고 파
한없이 표류했던 시간 끝에
널 만난 순간 다시 태어난 것 같아
너의 발자국을 따라
다신 돌아보지 않아
Cause’ your love makes me
better better
영원토록 better
안아줄게 누구보다 다정하게
Can you feel it 나 널 닮아 가잖아
네가 같이 걸을 때에
무엇보다 더 힘이 돼
Cause’ your love makes me
better better
달려가 줘 함께
너는 나의 saviour
그 손을 뻗어줘
너는 나의 healer
Better with you always
넌 이제 하나뿐인
내 이유가 돼
You save my life
기다려져 매일
그 하루가
달려가 줘 함께
너는 나의 saviour
그 손을 뻗어줘
너는 나의 healer
Better with you always

우석아~ 이 노래 따뜻하고 예뻐. 늘 느끼는 거지만 잊지 않고 감사하는 네 마음이 예쁜거 알지?

 

 

두 눈을 크게 떠보니
잠든 사이에 소복한
첫눈으로 온 세상이 들떠있던 날
무심코 손을 꺼내 보다
차가운 촉감에 놀라 웃던 나
추운 줄도 몰랐어 그땐 떠올리면
너로 가득한 그 계절이
다시 와도 특별해
유난히 고요했던 그 밤에
두 뺨 위 내린 눈에 녹아든 그 밤
그때의 기억을 꺼내 보면
너로 따스한 겨울
여름보다 더 짧은
겨울의 하루 끝엔
날 감싼 모든 게 빠르게 정리돼
지금 너는 내 생각할까
긴 겨울밤 품에
못 전한 말을 꺼내
추운 줄도 몰랐어 그땐 떠올리면
너로 가득한 그 계절이
다시 와도 특별해
유난히 고요했던 그 밤에
두 뺨 위 내린 눈에 녹아든 그 밤
그때의 기억을 꺼내 보면
너로 따스한 겨울
너로 인해 보이는 세상 속
선명하게 나의 모든 계절에 있는 너
다정히 내리는 너의 목소리가
충분히 나를 감쌀 땐
꼭 놓지 않을게
유난히 고요했던 그 밤에
두 뺨 위 내린 눈에 녹아든 그 밤
그때의 기억을 꺼내 보면
너로 따스한 겨울
너로 따스한 겨울

그때가 올 것이다.

너의 집 문 앞에

너의 거울 속에 도착한 너 자신을

기쁨으로 맞이할 때가.

미소 지으며 서로를 맞이하게 될 때가.

 

그에게 말하라, 이곳에 앉으라고.

그리고 먹을 것을 차려 주라.

한때 너 자신이던 그 낯선 이를 너는

다시 사랑하게 될 것이다.

포도주를 주고,

빵을 주라.

너의 가슴을 그에게 돌려주라.

일생 동안 너를 사랑한 그 낯선 이에게

다른 누군가를 찾느라

네가 외면했던 너 자신에게.

온 마음으로 너를 아는 그에게.

 

책꽂이에 있는 사랑의 편지들을 치우라.

사진과 절망적인 글들도.

거울에 보이는 너의 이미지를 벗겨 내라.

앉으라, 

그리고 너의 삶을 살라.

 

 

[류시화, 시로 납치하다 ]

소중함은 

어쩌면

사이드 미러 같은 걸지도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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