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가 올 것이다.
너의 집 문 앞에
너의 거울 속에 도착한 너 자신을
기쁨으로 맞이할 때가.
미소 지으며 서로를 맞이하게 될 때가.
그에게 말하라, 이곳에 앉으라고.
그리고 먹을 것을 차려 주라.
한때 너 자신이던 그 낯선 이를 너는
다시 사랑하게 될 것이다.
포도주를 주고,
빵을 주라.
너의 가슴을 그에게 돌려주라.
일생 동안 너를 사랑한 그 낯선 이에게
다른 누군가를 찾느라
네가 외면했던 너 자신에게.
온 마음으로 너를 아는 그에게.
책꽂이에 있는 사랑의 편지들을 치우라.
사진과 절망적인 글들도.
거울에 보이는 너의 이미지를 벗겨 내라.
앉으라,
그리고 너의 삶을 살라.
[류시화, 시로 납치하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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