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슬픈 곡조로 말하지 말지니,

인생은 한낱 헛된 꿈에 불과하다고!

잠든 영혼은 죽은 영혼이리니,

만물은 보이는 그대로가 아닌 것.

 

삶은 참된 것! 삶은 엄숙한 것!

무덤이 결코 그 마지막은 아니려니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라는 것은,

영혼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가는 길 가야할 것은,

향락이나 슬픔에 있는 것이 아니리니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 되도록

활동하는 그것이야말로 인생이다.

 

예술은 길고 인생은 찰나와 같고,

우리의 심장은 강하고 튼튼해도

마치 소리 죽인 북처럼 무덤을 향해

장송곡을 울린다.

 

인생은 광활한 전쟁터에서,

인생이라는 길 위에서

말 못하고 쫓기는 짐승은 되지 말라!

전쟁터에서 이기는 영웅이 돼라!

 

아무리 달콤해 보일지라도 미래를 믿지 말라!

죽은 과거는 죽은 채로 묻어두어라!

활동하라, 살아있는 지금 활동하라!

가슴속에는 용기가 머리 위에서는 하나님이 계신다.

 

앞서 살았던 위인들은 말해주나니

우리도 우리의 삶을 장엄하게 이룰 수 있고

떠날 때에는 지나간 시간의 모래 위에

우리의 발자국을 남길 수 있다.

 

인생을 항해하는 누군가가

난파를 당해 절망에 빠졌을 때

그 발자국을 보게 된다면

다시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자, 우리 모두 일어나서 일해야 하려니,

용감하게 운명에 굴복하지 말고

끊임없이 성취하고 추구하면서,

일하면서 기다리기를 힘써 배워야 하리다. 

귀 떨어진 개다리소반 위에

밥 한 그릇 받아놓고 생각한다.

사람은 왜 밥을 먹는가.

살려고 먹는다면 왜 사는가.

한 그릇의 더운 밥을 얻기 위하여 

나는 몇 번이나 죄를 짓고

몇 번이나 자신을 속였는가.

밥 한 그릇의 사슬에 매달려 있는 목숨.

나는 굽히고 싶지 않은 머리를 조아리고

마음에 없는 말을 지껄이고

가고 싶지 않은 곳에 발을 들여놓고

잡고 싶지 않은 손을 잡고

정작 해야 할 말을 숨겼으며

가고 싶은 곳을 가지 못했으며

잡고 싶은 손을 잡지 못했다.

나는 왜 밥을 먹는가. 오늘 

다시 생각하며 내가 마땅히

지켰어야 할 약속과 내가 마땅히

했어야 할 양심의 말들을

파기하고 또는 목구멍 속에 가두고

그 대가로 받았던 몇 번의 끼니에 대하여

부끄러워한다. 밥 한 그릇 앞에 놓고, 아아

나는 가롯 유다가 되지 않기 위하여

기도한다. 밥 한 그릇에

나를 팔지 않기 위하여.

어둠 속에 

별은 빛나지

 

어둠이 내리고서야

별의 존재는 드러나지

 

어둠이 없으면

별의 반짝임도 없으리.

 

희망은 

별 같은 것

 

삶의 어둠 속에서라야

희망의 별도 생겨나는 거지

 

슬픔과 불행을 모르면

기쁨과 행복 또한 모르리.

첫 눈뜸에

눈 내리는 청산을 보게 하소서

초록 소나무들의 청솔바람

소리를 듣게 하소서

 

아득한 날에

예비하여 가꾸신

은총의 누리

다시금 눈부신 상속으로 주시옵고

젊디 젊은 심장으로

시대의 주인으로

사명의 주춧돌을 짐지게 하소서

 

첫 눈뜸에

진정한 친구를 알아보고

서로의 속사랑에 

기름부어 포용하게 하여 주소서

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

나는 이제 안다.

견딜 수 없는 것을 견뎌야 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것들에 지쳐,

당신에게 눈물 차오르는 밤이 있음을.

 

나는 또 감히 안다.

당신이 무엇을 꿈꾸었고,

무엇을 잃어 왔는지를.

 

당신의 흔들리는 그림자에

내 그림자가 겹쳐졌기에 절로 헤아려졌다.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뛰어갔지만

끝내 가버리던 버스처럼 늘 한 발짝 차이로

우리를 비껴가던 희망들.

 

그래도 다시 그 희망을 좇으며

우리 그렇게 살았다.

 

당신, 참 애썼다.

 

사느라, 살아내느라,

여기까지 오느라 애썼다.

 

부디 당신의 가장 행복한 시절이

아직 오지 않았기를 두 손 모아 빈다.

그녀의 눈에 비친 눈물을 보았을 때,

내 입속에선 미안하다는 말이 맴돌고 있었습니다.

그녀가 자존심 때문에 차가운 말을 내뱉고

눈물을 닦아버리는 걸 보았을 때

내 입술은 침묵을 지키고 말았습니다.

 

나는 나의 길을 갔고,

그녀는 그녀의 길을 갔습니다.

하지만 지난날 우리의 사랑을 생각할 때면

나는 아직도 후회를 하고 있답니다.

왜 그때 나는 아무 말도 못했을까요?

그녀도 후회하고 있을 것입니다.

왜 그때 나는 울지 않았을까요?

그대와 함께 산길을 걷는 사람이

바로 나이게 하소서

 

그대와 함께 꽃을 꺾는 사람이

바로 나이게 하소서

 

그대의 속마음을 털어놓는 사람이

바로 나이게 하소서

 

그대와 비밀스런 얘기를 나누는 사람이

바로 나이게 하소서

 

슬픔에 젖은 그대가 의지하는 사람이

바로 나이게 하소서

 

행복에 겨운 그대와 함께 미소 짓는 사람이

바로 나이게 하소서

 

그대가 사랑하는 사람이

바로 나이게 하소서

명치 끝이 아파올 때면

가슴이 온통 그대로 가득차

감당할 수가 없다

 

아무 것도 위로가 되지 않고

보고 싶다는 생각에

온 몸이 눈물로 젖는다

 

사랑하지 말걸 그랬다

그대 나에게 올 때

외면할 걸 그랬다

 

그대 단 한 번만이라도

꼭 안으면

이 모든 아픔은 사라질 것만 같다

아침에 창을 열었다

여보! 비가 와요

무심히 빗줄기를 보며 던지던

가벼운 말들이 그립다

 

오늘은 하늘이 너무 고와요

혼잣말 같은 혼잣말이 아닌

그저 그렇고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소한 일상용어들을 안아 볼을 대고 싶다

 

너무 거칠었던 격분

너무 뜨거웠던 적의

우리들 가슴을 누르던 바위 같은

무겁고 치열한 싸움은

녹아 사라지고

 

가슴을 울렁거리며

입이 근질근질 하고 싶은 말은

작고 하찮은

날씨 이야기 식탁 위의 이야기

 

국이 싱기워요?

밥 더 줘요?

 

뭐 그런 이야기

발끝에서 타고 올라와

가슴 안에서 쾅 하고 울려오는

삶 속의 돌다리 같은 소중한 말

안고 비비고 입술 대고 싶은

시시하고 말도 아닌 그 말들에게

나보다 먼저 아침밥 한 숟가락 떠먹이고 싶다

 

 

 

우리가 서로 뜨겁게 사랑한다는 것은

그대는 나의 세상을

나는 그대의 세상을

함께 짊어지고 새벽을 향해 걸어가겠다는 것입니다. 

 

 

세상에 와서

내가 하는 말 가운데

가장 고운 말을

너에게 들려주고 싶다.

세상에 와서

내가 가진 생각 가운데

가장 예쁜 생각을 

너에게 주고 싶다.

 

 

여름엔

당신에게 한 그루의 나무로 서고 싶습니다.

지친 피곤이 돌아와 시원한 바람에 쉴 수 있는

잎이 무성한 나무, 그 나무의 몸짓으로

휴식의 평온한 그날이 되고 싶습니다.

내가 당신에게 한 그루의 나무의 사랑일 때

당신은 내게 짙고도 푸른 믿음의 숲인 것을

 

 

나는 언제나 희미한 별 같아도

그 어떤 별빛보다 반짝이는 별빛이었다

 

누군가의 가슴에서 더 크게 반짝이고

내 가슴에서 한없이 반짝이는 별빛이었다

 

스스로 눈을 가려 미처 보지 못했을 뿐

 

누구도 닮을 수 없는

나만의 별빛을 반짝이고 있었다

 

 

그 사사로운 일로

정히 닦아온 마음에

얼룩진 그림자를 보내지마라

 

그 마음에는

한 그루 나무를 심어

꽃을 피게 할 일이요

 

한마리 

학으로 하여

노래를 부르게 할 일이다

 

대숲에

자취 없이

바람이 쉬어 가고

 

구름도 흔적 없이

하늘을 지나 가듯

어둡고 흐린 날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받들어

 

그 마음에는

한마리 작은 나비도

너그럽게 쉬어 가게 하라

뚝뚝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눈물이 멈추질 않네

 

아무리 괴롭고

슬픈 일이 있어도

언제까지

끙끙 앓고만 있으면

안 돼

 

과감하게

수도꼭지를 비틀어

단숨에 눈물을 

흘려 버리는 거야

 

자, 새 컵으로

커피를 마시자

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

머뭇거리지 말고 서성대지 말고

숨기지 말고

 

그냥 네 하얀 생에 속에 뛰어들어

따스한 겨울이 되고 싶다

 

천년 백설이 되고 싶다

일하다 잠시 쉬는 시간에 자판기 앞에서

사람들과의 대화와 함께 마시는 커피 한 잔.

화창한 가을날의 신선한 바람.

기대하지 않은 사람에게서 어느 날 받게 된 편지.

외로울 때 어김없이 걸려 오는 친구의 전화벨 소리.

어느 추운 겨울날 오랜만에 내리는 함박눈.

잠들기 전에 무심코 켠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귀익은 음악 소리...

때론 이런 것들에 나는 행복감을 느끼며

지쳐 있던 몸을 추스르며 다시 내일을 살아가게 됩니다.

 

이런 사소한 일들 하나가 나의 가슴을

따스하게 데워 주는 위로가 되는 이유는

우리를 힘들게 하고 괴롭히는 것들은

언제나 이보다 더 사소한 일들이라는 것을 나는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진 바람에 베이고 꺾이고

세월이 주는 가르침에

주저앉아 하늘을 보았다

 

새기고 싶지 않았던 상흔과

품고 싶지 않았던 한숨이 켜켜이 쌓여

세월을 닮아가는 나를 본다

 

싹을 틔웠던 햇살은 오늘의 햇살과 같지 않고

바람이 불어야 버팀과 견딤을 배울 수 있기에

세월 앞에 겸허히 고개를 숙일 수 있을 때가 되어서야

 

꽃이 핀다

 

그 누구도 피울 수 없는,

단 한 송이의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여린 꽃잎 하나하나

나 태어나서 이 세상을 살아 고스란히 품어온

 

누구도 닮지 못한

내 흔적의 꽃을 피운다

 

 

할 일이 생각나거든 지금 하십시오.

오늘 하늘은 맑지만,

내일은 구름이 보일지도 모릅니다.

어제는 이미 당신의 것이 아니니

지금 하십시오.

 

친절한 말 한마디가 생각나거든

지금 말하십시오.

내일은 당신의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언제나 곁에 있지는 않습니다. 

사랑의 말이 있다면 지금 하십시오.

 

미소를 짓고 싶다면 지금 웃어주십시오.

당신의 친구가 떠나기 전에

장미가 피고 가슴이 설레일 때,

지금의 당신의 미소를 주십시오.

 

불러야 할 노래가 있다면

지금 부르십시오.

당신의 해가 저물면

노래 부르기엔 너무 늦습니다.

당신의 노래를

지금 부르십시오. 

 

 

기대한 만큼 채워지지 않는다고 초조해하지 마십시오.

믿음과 희망을 갖고 최선을 다한 거기까지가

우리의 한계이고 우리의 아름다움입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더 사랑하지 못한다고 애태우지 마십시오.

마음을 다해 사랑한 거기까지가 우리의 한계이고

그것이 우리의 아름다움입니다.

 

지금 슬픔에 젖어 있다면 더 많은 눈물을 흘리지 못한다고

자신을 탓하지 마십시오.

우리가 흘린 눈물 거기까지가 우리의 한계이고

그것이 우리의 아름다움입니다. 

 

빨리 달리지 못한다고 내 발걸음을 아쉬워하지 마십시오.

내모습 그대로 최선을 다해 걷는 거기까지가

우리의 한계이고 그것이 우리의 아름다움입니다. 

 

세상의 모든 꽃과 잎은 더 아름답게 피지 못한다고

안달하지 않습니다.

자기 이름으로 피어난 거기까지가

꽃과 잎의 한계이고 그것이 최상의 아름다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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