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내가 그것을 극복했는지 묻지 말아 주세요.
난 그것을 영원히 극복하지 못할 테니까요.
지금 그가 있는 곳이 이곳보다 더 낫다고 말하지 말아 주세요.
그는 지금 내 곁에 없으니까요.
더 이상 그가 고통받지 않을 거라고 말하지 말아 주세요.
그가 고통받았다고 난 생각한 적 없으니까요.
내가 느끼는 것도 당신도 알고 있다고 말하지 말아 주세요.
당신 또한 아이를 잃었다면 모를까요.
내게 아픔에서 회복되기를 빈다고 말하지 말아 주세요.
잃은 슬픔은 병이 아니니까요.
내가 적어도 그와 함께 많은 해들을 보냈다고 말하지 말아 주세요.
당신은, 당신의 아이가 몇 살에 죽어야 한다는 건가요?
내게 다만 당신이 내 아이를 기억하고 있다고만 말해 주세요.
만일 당신이 그를 잊지 않았다면.
신은 인간에게 극복할 수 있는 만큼의 형벌만 내린다고는 말하지 말아 주세요.
다만 내게 가슴이 아프다고만 말해 주세요.
내가 내 아이에 대해 말할 수 있도록 단지 들어만 주세요.
그리고 내 아이를 잊지 말아 주세요.
제발 내가 마음껏 울도록
지금은 다만 나를 내버려둬 주세요.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 류시화 엮음]
'나의 보물창고 > 나의 취향저격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좋은 시] 여행 (낸시 함멜 시인) (0) | 2022.04.07 |
---|---|
[좋은 시] 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는 (작자 미상) (0) | 2022.04.07 |
[좋은 시] 진정한 여행 (나짐 히크메트 시인) (0) | 2022.04.07 |
[좋은 시] 여섯 가지 참회 (젠드 아베스타 시인) (0) | 2022.04.07 |
[좋은 시] 우리 시대의 역설 (제프 딕슨 시인) (0) | 2022.04.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