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담는 그릇은

항상 텅 비어있어야만 한다.

 

가득 차 있을 때

사랑은 더 이상 고이지 않는다.

 

이미 가득 찬 사랑은

조금만 더 채워져도 이내 흘러넘치고 마는 것

 

하얀 종이에 쓴 편지에

간절한 심정으로 우표를 붙이는 것처럼

 

오직 사랑은 스스로 몸을 낮추면서

자신을 비울 때 찾아온다.

내가 만약 촛불을 밝히지 않는다면,

당신이 만약 촛불을 켜지 않는다면,

우리가 만약 촛불을 밝히지 않는다면,

이 어두움을 어떻게 밝힐 수 있는가?

만약 아이가 나무람 속에서 자라면

비난을 배운다

 

만약 아이가 적개심 속에서 자라면

싸우는 것을 배운다

 

만약 아이가 비웃음 속에서 자라면

부끄러움을 배운다

 

만약 아이가 수치 속에서 자라면

죄의식을 배운다

 

만약 아이가 관대 속에서 자라면

신뢰를 배운다

 

만약 아이가 격려 속에서 자라면

고마움을 배운다

 

만약 아이가 공평함 속에서 자라면

정의를 배운다

 

만약 아이가 보호 속에서 자라면

믿음을 배운다

 

만약 아이가 인정 속에서 자라면

자기 자신을 좋아하는 것을 배운다

 

만약 아이가 받아들임과

우정 속에서 자라면

세상에서 사랑을 배운다

 

가고 오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더 기다려 줍시다.

더 많이 사랑했다고

부끄러워 할 것은 없습니다.

더 오래 사랑한 일은

더군다나 수치일 수 없습니다.

요행이 그 능력 우리에게 있어

행할 수 있거든 부디 먼저 사랑하고

많이 사랑하고

더 나중까지 지켜주는 이 됩시다.

길은 너무 멀고 밤이 밀려올 때

모든 일이 다 어긋나고 친구조차 없을 때

그때는 기억하라.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웃음은 사라지고 마음이 아플 때

날개를 펼쳐도 날아오를 수 없을 때

그때는 기억하라.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일을 끝내기도 전에 시간이 끝나버릴 때

사소한 일들이 앞길을 막아 아무것도 하지 못할 때

그때는 기억하라.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멀리 떠나고 홀로 남겨졌을 때

해야 할 말조차 떠오르지 않을 때

혼자 있다는 것이 마냥 두려울 때

그때는 기억하라.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내일의 정상을 쳐다보며

목을 뽑고 손을 들어

오늘 햇살을 간다.

 

한 시간이 아깝고 귀중하다.

일거리는 쌓여 있고

그러나 보라 내일의 빛이

 

창이 앞으로 열렸다.

그 창 그 앞 그 하늘!

다만 전진이 있을 따름!

 

하늘 위 구름송이 같은 희망이여!

나는 동서남북 사방을 이끌고

발걸음도 가벼이 내일로 간다.

한번쯤 다시 살아볼 수 있다면

그때 그 용서할 수 없던 일들

용서할 수 있으리.

자존심만 내세우다 돌아서고 말던

미숙한 첫사랑도 이해할 수 있으리.

 

모란이 지고 나면 장미가 피듯

삶에는 저마다 제철이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찬물처럼 들이키리.

한번쯤 다시 살아볼 수 있다면

나로 인해 상처받은 누군가를 향해

미안하단 말 한마디 건넬 수 있으리.

 

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가

나는 이름없는 여인이 되고 싶소

초가 지붕에 박넝쿨 올리고

삼밭엔 오이랑 호박을 놓고

들장미로 울타리를 엮어

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밤이면 실컷 별을 안고

 

부엉이가 우는 밤도 내사 외롭지 않겠소

기차가 지나가 버리는 마을

놋양푼에 수수엿을 녹여 먹으며

내 좋은 사람과 밤이 늦도록

여우 나는 산골 얘기를 하면

삽살개는 달을 짖고

나는 여왕보다 더 행복하겠소

남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남 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가난한 식사 앞에서 기도를 하고

밤에는 고요히 일기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구겨진 속옷을 내보이듯

매양 허물만 내보이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사랑하는 사람아

너는 내 가슴에

아직도 눈에 익은 별처럼

박혀있고

나는 박힌 별이 돌처럼 아파서

이렇게 한 생애를 허둥거린다

사람들은 더 좋은 나날을 꿈꾸듯 말합니다

금빛 행복을 향해 달려가면서.

 

세상은 낡아가지만 또 새로워집니다

보다 나은 세상을 바라는 사람들이 있기에.

 

삶 속에 들어온 희망은

주위를 맴돌며

마술 같은 빛으로 소년을 유혹합니다.

 

희망은 죽음을 따라 사라지지 않는 법,

함께 묻히지 않고

무덤 위에 희망의 깃발로 남을 것입니다.

 

희망은 바보의 머릿속에 떠오른

공허한 망상이 아닙니다.

 

마음속에 울려 큰소리로 알려주는 것,

사람은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태어났다는 것!

 

마음속에서 우러나와 영혼을 울리는 말,

희망을 품는 영혼을 속이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친 달팽이를 보거든

도우려 들지 말아라

스스로 궁지에서 벗어날 것이다

당신의 도움은 그를 화나게 만들거나

상심하게 만들 것이다

하늘의 여러 시렁 가운데

제자리를 떠난 별을 보게 되거든

별에게 충고하고 싶더라도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해

더 빨리 흐르라고

강물의 등을 떠밀지 말아라

강물은 스스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기다리렴, 지금은

모든 것을 믿지 않아도 좋다

꼭 그래야만 한다면 시간을 믿으렴, 

지금까지도 시간이 항상 너를

모든 곳으로 데려다주었잖니

 

네 일들과 너의 머리카락에도

다시 흥미를 갖게 될 거야

고통마저 흥미로울 테니,

계절이 지나 핀 꽃이 다시 사랑스러워질 거야

쓰던 장갑이 다시 정겨워질 거야

장갑이 손을 찾아드는 것은

그 장갑이 가진 기억들 때문이니까,

연인들의 외로움도 그와 같다

우리처럼 작은 존재가 빚어내는

커다란 공허감도 채워지기를 원하니,

새로운 사랑을 꿈꾸는 것이

옛사랑에 충실한 일이니

 

기다리렴

너무 일찍 떠나지는 마렴,

너도 지쳤고 모두가 지쳤지만

누구도 완전히 지치진 않았다

 

다만 잠시 기다리며 들어보렴

머리카락에 깃든 음악을

고통 안에 숨 쉬는 음악을

우리의 모든 사랑을 다시 엮는 음악을

지금이 너의 몸과 마음에서 울려 나오는

온전한 피리 소리를 들을 유일한 순간이니,

슬픔으로 연습하고 완전히 지쳐 쓰러질 때까지

자신을 연주하는 음악을 거기 서서 들어보렴

우리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긴장과 침묵을 건너게 하는

이해의 길을 따라

나를 향해 절반만 다가오겠어요?

 

행복했던 지난날을

떠올리며

 

이제는 너무나 멀게만 느껴지는

그 모든 애틋한 사랑의 감정을

다시 붙잡으려 노력하며

 

연약하고 미숙했던

사랑의 매듭을 단단히 하려던 

맨 처음 그때처럼

 

고통과 실망이 씻기도록

한 번 더 노력해

그렇게 내게 와주세요.

 

그대가 나를 향해 절반만 와준다면,

나는 그보다 더 많이 달려가

그대를 기다릴 거예요. 

 

 

이 순간 내가

별들을 쳐다본다는 것은

그 얼마나 화려한 사실인가

 

오래지 않아

내 귀가 흙이 된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제9교향곡을 듣는다는 것은

그 얼마나 찬란한 사실인가

 

그들이 나를 잊고

내 기억 속에서 그들이 없어진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친구들과 웃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그 얼마나 즐거운 사실인가

 

두뇌가 기능을 멈추고

내 손이 썩어가는 때가 오더라도

이 순간 내가

마음 내키는 대로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은

허무도 어찌하지 못할 사실이다. 

나뭇가지에 돋는

연한 순이여

대지를 뚫고 나오는 

여린 새싹들이여!

 

활짝 웃는 입가에

꽃이 만발하고

까만 눈동자에

옹달샘이 고인다.

너의 영혼에는 

여름 별이 흐르고

영롱한 꿈은

우주 위를 나는구나.

 

흠과 티도 없는

열두 보석보다도

더 귀중한

신의 선물들이여!

 

한 그루 나무 되어

우람하게 자라라

천만 새들이 깃드는

억만 가지로 뻗어라.

하루가 한 생애 못지 않게 깁니다

오늘 일은 힘에 겨웠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 산그림자 소리없이

발 밑을 지우면 하루분의 희망과 안타까움

서로 스며들어 허물어집니다

 

마음으론 수십 번 세상을 버렸어도

그대가 있어 쓰러지지 않습니다

물이 깊어야 큰 배가 뜬다

얕은 물에는 술잔 하나 뜨지 못한다

이 저녁 그대 가슴엔 종이배 하나라도 뜨는가

돌아오는 길에도 시간의 물살에 쫓기는 그대는

 

얕은 물은 잔돌만 만나도 소란스러운데

큰 물은 깊어서 소리가 없다

그대 오늘은 또 얼마나 소리치며 흘러갔는가

굽이 많은 이 세상의 시냇가 여울을

이렇게 아무런 꿈도 없이 살아갈 수는 없지

가문 가슴에, 어둡고 막막한 가슴에

푸른 하늘 열릴 날이 있을 거야

고운 아침 맞을 날이 있을 거야

길이 없다고,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그대, 그 자리에 머물지 말렴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

그 길 위로 희망의 별 오를 테니

꽃무더기 세상을 삽니다.

 

고개를 조금만 돌려도

세상은 오만가지 색색의 고운 꽃들이

자기가 제일인양

활짝들 피었답니다.

 

정말 아름다운 봄날입니다.

 

새삼스레 두 눈으로 볼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고

고운 향기를 느낄 수 있어 감격이며

 

꽃들 가득한 4월의 길목에

살고 있음이 감동입니다.

 

눈이 짓무르도록

이 봄을 느끼며

 

가슴 터지도록

이 봄을 즐기며

 

두발 부르트도록

꽃길 걸어볼랍니다.

 

내일도 내 것이 아닌데

내년 봄은 너무 멀지요.

 

오늘 이 봄을 사랑합니다.

 

오늘 곁에 있는 모두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4월의 문을 엽니다. 

무리지어 피어 있는 꽃보다
두 셋이서 피어 있는 꽃이
도란도란 더 의초로울 때 있다.
 
두 셋이서 피어 있는 꽃보다
오직 혼자서 피어 있는 꽃이
더 당당하고 아름다울 때 있다.
 
너 오늘 혼자 외롭게
꽃으로 서 있음을 너무
힘들어 하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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