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가 말끔하게 차려입고 거울을 본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뒷모습이 거울에 비친다. 옆의 책이 반사된 모습을 봐도 거울이라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게다가 사람과 달리 책은 글씨가 거울에 거꾸로 보여서 제 기능을 정상적으로 발휘하는 중이다. 자세히 보면 작가와 책의 제목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꼼꼼하게 그려놓았다. 추리소설의 창시자 에드거 앨런 포의 <아서고든 핌의 모험>이다. 이 소설은 상투적인 모험소설과 달리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오는 충격과 공포가 가득하다. 생존의 한계 상황에서 발생한 살인과 인육을 먹는 행위에서 어떠한 상황이라도 인간으로서 있을 수 없는 행위라는 견해와 단지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극단적 선택이라는 견해가 논란을 불러일으킨다. 인간이란 무엇이고 어디까지 그 행위가 인정될 수 있느냐는, 근본적인 문제와 맞닿아 있는 고민을 촉발한다. 화가가 이 그림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 • • • • • • • • • 거울로 뒷모습을 보는 일이 불가능하기에 '금지된' 재현이라면, 일상적으로 정신을 통해 접하는 현실적 재현은 사실의 일부만 우리에게 보여준다는 말이 된다. 사람이나 사물은 단 한 순간도 앞모습과 뒷모습이 분리되거나 사라질 수 없다. 그토록 확실하다고 믿는 눈이 고작 사실의 일부만 알려주니 당연히 정신은 늘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그러면 우리가 아는 것을 도대체 얼마나 믿을 수 있는가? 그동안 확실하다고 자신해 왔던 수많은 지식이 근본적으로 의심받아야 하는 처지가 된다.
1950년대 뉴욕을 중심으로 한 추상회화의 경향을 가리키며, 액션 페인팅은 추상표현주의와 긴밀한 연관 관계를 가지고 있다. 초현실주의자들이 프로이트의 무의식 이론에 근거하고 있었다면, 미국 미술가들은 융의 집단 무의식 이론, 즉 현대인의 기억 저변에 깔린 전 인류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상징적이고 원형적인 이미지들을 찾고자 했다.
(1) 잭슨 폴록
-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적인 미술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최초의 화가로, 미국 미술의 자존심으로 여겨짐
- 액션 페인팅 방식으로 작품 활동을 전개함
<다섯길 깊이> 엑스레이로 검사하면 제일 위의 물감 층 아래 납 물감으로 그린 인체 형태가 숨겨져 있다. 이를 중심으로 열쇠나 단추 같은 물건들이 배치되어 있고, 위의 물감 층은 이런 형상들을 중심으로 리듬감 있게 흩뿌려져 있다.
<기억의 지속> 흐물거리는 시계들이 각종 오브제에 걸려 있는 작품이다. 두통에 시달리던 어느 날 달리는 작업이 잘 되지 않아 작업실을 나가려고 불을 껐다. 그 순간 "두 개의 흐물거리는 시계가 내 눈앞에 나타났다. 그중 하나는 올리브 나무 위에 걸쳐져 있었다."라고 표현한 환영을 작품으로 완성했다.
* 입체파 사실적 묘사에 국한되어 있던 전통회화에서 벗어나 장면 분할과 조합을 통해 내면의 세계를 표현하는 새로운 영역으로 자리잡으며 현대미술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1) 파블로 피카소 - 20세기 미술을 지배한 천재 화가 - 큐비즘(입체주의) 양식을 창안함
<아비뇽의 처녀들> 대상을 다양한 각도에서 보고 해체한 뒤 화면에 종합하여 배열했다. 전통 회화에서는 2차원의 캔버스 위에 3차원적인 대상을 묘사하기 위해 원근법과 명암법을 이용했다. 하지만 피카소는 이와 반대로 3차원적인 형태를 입체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이를 2차원적인 캔버스 위에 걸맞게 해체하여 재구성하는 혁신적인 조형 방식을 시도했다. [뉴욕 현대미술관]
표현주의자들도 다른 모더니스트들처럼 미술의 기본 목적을 자연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으로 보지 않았다. 그렇다고 인상주의처럼 빛이나 일상생활에 집중하거나, 야수파처럼 색채를 변형시키는데 집중하거나, 입체주의처럼 형태를 파괴하는데 집중하지도 않았다. 이들 표현주의자들은 감정과 감각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중심으로 뒀다. 이들에게 선, 형태, 색채 등은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었으며, 구도나 구성의 균형과 아름다움같은 이전 회화의 전통은 감정을 더욱 강력하게 전달하기 위해 무시되고 왜곡되었다.
(1) 에드바르 뭉크
- 표현주의의 선구자
- 질병과 불안, 죽음에 대한 형상을 자유분방하게 표현함
<절규> 요동치는 선과 거친 붓질, 왜곡된 형상으로 현대인이 지닌 내면의 불안과 공포를 표현한 작품으로, 실존에 대한 고통을 형상화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