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 가득히 담배 파이프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 제목을 그림의 한 부분으로 중요하게 다루는 점이 특이하다.
왜 파이프를 그려놓고 파이프가 아니라고 할까?
마그리트는 어느 자리에서 말했다. "이것이 파이프라면 잡고 담배를 피워봐라."
화가가 이 그림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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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와 사실로서 존재하는 '실재'의 차이다.
우리는 마그리트의 그림을 보는 순간 머릿속에서 '이것은 실제 파이프는 아니고 다만 비슷하게 그려서 실제 파이프를 떠올리는 데 도움을 줄 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곧바로 파이프 자체를 떠올린다.
이미지의 인위적 조작은 사고의 조작을 낳는다.
자동차 소비만 해도 그러하다. 같은 차종이고 기능이 거의 달라지지 않았는데, 단지 이미지만 조금 바뀌어도 광고를 통해 멋진 분위기를 연출하면 구매 욕구가 자극된다.
경제와 관련된 언어조작이 주변에 널려 있다. '정리해고'는 실제로 벌어지는 일은 '대량해고'이다. 대량해고라고 하면 실업으로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하지만 정리해고라고 하는 순간 실업은커녕 합리화, 효율화 같은 내용이 떠오른다.
물론 인간의 사고가 이미지의 속박에서 완전히 벗어나는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소한 덜 속는 것만으로도 정신은 자유를 향한 첫 발걸음을 뗄 수 있다.
출처 : 생각의 미술관 (박홍순) - 기호를 생각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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