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상담해 주기를 좋아하고 사랑 영화를 좋아한다는 작가의 사랑이야기 소설이다. 단편소설의 모음인데 사랑이야기가 평범하지 않다. 처녀귀신이 피아니스트를 덕질하는 이야기, 헤어진 남녀의 몸이 바뀐 이야기, 시골 출신 두 남녀의 꿈과 사랑이야기, 타로점을 봐주는 여자에게 찾아온 사랑, 이상형에 꼭 맞는 AI로봇, 북극의 알려지지 않은 마을을 찾아간 인류학자의 사랑이야기. 평범하지 않은 사랑이지만 사랑은 보편적인 감정이라고 누구나가 겪은 사랑과 비슷한 모습이어서 공감할 수 있었다. 
 
[사랑이란 전반적으로 좋은 기분이 종일 지속되는 거] : 그래서 사랑하고 사랑받는 일을 멈추고 싶지 않은 거다. ㅋㅋ
 
[심리학에서 그러잖아. 너무 극단적인 감정을 느끼면 뇌 속에서 평형을 맞추려고 정반대의 감정을 끌어올린다고. 너무 기쁘면 눈물나는 것처럼. 누군가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미워지는 마음, 그런 거 아니었을까 싶은데.] : 나의 경우 사랑할 땐 미워하는 마음보다는 고통과 슬픔을 느꼈다. 그리고 기다리게 되면서 지치게 되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의 경이로운 점은, 그 사랑의 범위가 물감이 번지듯 세상 전반으로 퍼져나간다는 거예요. 말하자면 비단 한 사람만을 사랑하는 일이 아니었어요. 이 광활한 우주에서 사랑해야 할 것들이 점점 늘어나는 일이자, 그가 사랑하는 것들을 따라서 사랑하게 되는 일이었죠. 그를 몰랐다면, 아마도 나는 지금과 전혀 다른 취향과 감수성을 지닌 사람이 되었을 거예요. 그야말로 '다른 사람'이요.] : 사랑하면서 그 사랑을 후회하지 않는 것은 그로 인해 시를 쓰게 되었고, 작품의 주옥같은 대사를 찾으며 감탄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사람과 함께 놀고 싶어서 하게 된 취미생활이 나의 삶을 풍성하게 바꿔놓았다는 것이다. 
 
[아마도 그때 정확히 알았던 것 같아요. 나는 평생, 아니 죽어서도 그를 사랑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 존경하게 되었을 때 이런 감정을 느꼈다. 추종한다고 해야할까. ㅋㅋ 덕질은 사랑보다 오래 지속되는 것 같은 게 대상을 이상화하기 때문에. 그의 결점마저도 매력으로 보인다는. 그럼에도 외모가 내 스타일인 게 가장 영향이 큰 것 같아. ㅠㅠ
 
[나의 사랑을 완성하는 것은, 그애의 완벽함이 아니라 결핍과 불안이라는 걸.] : 내가 그 사람에게 필요한 사람이어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야 사랑이 더 돈독해진다고 느꼈다. 나 없이도 잘 사는 사람 곁에선 아무래도 포기하고 떠나겠지. 나 없이는 불안해 하고 외로워 하는 모습을 볼 때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 나에게 그는 간밤에 꾼 꿈 같아. 누군가에게 말로 설명하기조차 쉽지 않은, 벌써 까마득하고 어렴풋해진, 그러나 분명 나는 생생하게 느낀 적 있는 무언가.] : 헤어지면 사랑했던 그 시간들이 꿈 같겠지. 그럼에도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겠지. 이만큼 강렬한 기억은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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