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희곡이라 스토리 탄탄하고 배우들 연기도 좋았어요. 단지 너무 피곤해서 살짝 졸은 탓에
집에 와서 영화를 보면서 빠진 부분을 마저 봤어요. 지루할 수는 있는데, 저처럼 졸 정도는 아니에요. 
영화보다는 연극이 확실히 인물들의 감정이 더 잘 전달되었어요. 특히 큰 아들과 아버지의 대립 씬에서 두 사람의 감정을 고스란히 공감할 수 있었어요. 
아버지는 경제공황 전에 세일즈맨으로 잘 나가던 사람이었는데, 나이가 들고 경제공황이 시작되면서 임금은 못 받고 커미션만 조금 받으며 일하는 처지가 되어요. 하루동안의 일을 보여주는 작품인데, 아버지는 신경쇠약에 걸린 것 같았어요. 환상, 환청에 시달리고 자살을 기도했거든요. 
경제공황 전 미국은 기회의 땅이었잖아요. 그때 아버지는 물건을 파는 세일즈맨으로 인정받는 사람이었고, 두 아들도 자신처럼 성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며 교육해요. 자주 망상에서 등장하는 형이 있는데, 아프리카에서 다이아몬드 채굴로 부자가 되었거든요. 그래서 두 아들도 그렇게 미지의 땅을 개척하며 도전하라고 가르쳐요. 외양은 매력적으로 보이고 도둑질을 해서라도 성공하라고 하죠. 그 당시 세일즈는 성공의 기회였거든요. 자본주의 초기에는 기득권 세력이 형성되기 전이어서 개척자가 부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시기니까요. 
하지만 경제공황이 시작되면서 일자리는 부족하고 기대를 걸었던 큰 아들은 주급 1달라를 받는 신세가 되어요. 
마지막 대립씬에서 아들은 진실을 마주대하자고 말해요. 이 가정에서는 솔직하게 말할 수 없다면서요. 단지 약간의 돈을 벌더라도 마음 편하게 살고 싶다고 소리쳐요. 아버지는 옛시절에 젖어 현실을 부정해요. 그리고 큰 아들에게 죄책감이 있고요. 불륜을 들켰고, 자신의 교육이 아들의 도벽을 키웠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마지막 선택을 해요. 아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요. 처음에는 큰아들이 올리버라는 옛 직장 사장에게 투자금을 받으려고 했는데, 그게 잘 안 되면서 다시 서부 농장으로 떠나겠다고 하거든요. 아버지는 환상과 환청에 사로잡혀 사망보험금 2만 달러를 아들에게 주기로 선택해요.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과도 맞닿아 있어서 생각할 거리를 주었어요. 
우리의 부모님 세대는 자본주의 초기여서 기회의 땅이었잖아요. 지금은 이미 기득권의 땅따먹기가 끝나고 기회가 사라진 불황기고요. 부모님 세대와 지금의 2030들의 희망과 체념을 들여다 보게 하는 작품이었어요. 

아버지 장례식 때 놓인 장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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