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른 언덕 청파동의 어느 외진 편의점. 가뜩이나 진열된 물건의 종류도 적고 이벤트도 많지 않아서 불편한 편의점에 북극곰인지 오랑우탄인지 거대한 체구의 불편한 직원이 밤을 지킨다. 

다들 자기말만 많은 이 시대에 소중한 사람으로부터 단절되고 서로에게 상처가 되버린 사람들에게 잠잠히 물어본다. "왜 그러는지 들어보셨어요?"

그렇게 독고는 옥수수수염차를 건네며 말한다. "들어주면 풀려요."

치열한 경쟁 속 누군가보다 앞서기에 바빴던 우리들의 삶은 진정 괜찮은 것일까? 한 걸음만 속도를 늦춘다면 한 번만 너그러워진다면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서로의 밤을 지켜줄 수 있을 것이다. 주인공 독거가 해준 것처럼.

이 소설은 내 옆에 사람과 마음을 나누며 사는 것이 다름아닌 행복임을 일깨워주는 수작이다. 소설 속 인물들의 얽히고 설킨 에피소드를 통해 작은 헤아림이 어떻게 꽉 막혀 썩어들어가는 관계에 생명의 물꼬가 되는지를 보여준다. 

아래는 내가 생각하는 이 소설의 대표적인 구절들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