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 친구를 구합니다.' 

모델같이 큰 키와 외모로 별다른 꿈도 없이 데이트 알바를 전전하던 전세계와 호텔 상속녀 은제이의 계약 연애는 그렇게 시작된다. 3m가 넘는 전나무를 베어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게 하고, 인류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100인분의 도시락을 싸자고 하는 그녀가 말하는 사랑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3억원의 계약금 때문에 전세계는 은제이의 버킷리스트를 돕기로 한다. 전체적인 플롯은 시한부 여자의 마지막 꿈들을 함께 이뤄가면서 서로가 사랑에 빠져들게 되지만 여자는 마음을 숨기고 떠나버리는 익숙한 흐름이다. 

하지만 읽는 내내 웃고 웃고 울며 감동하며 소설 속 삶을 기분좋게 마음에 담을 수 있었다. 은제이의 버킷리스트는 산타가 주는 선물처럼 넉넉한 나눔이었고, 오랫동안 눈길이 머무는 꽃처럼 소박한 아름다움의 음미였다. 이러한 은제이를 겪으며 사랑을 살과 살의 척척대는 행위로만 여겨온 전세계는 진정한 꿈과 사랑을 비로소 깨닫게 된다. 

내가 한국 영화의 매력이라고 생각하는 재치있는 웃음 코드가 간간이 출연하며, 글로만 읽어도 예쁨이 느껴지는 장면 장면의 이미지가 봄날처럼 설레게 한다. 이대로 영화화를 한다고 해도 두 주인공의 연기력과 미술팀의 실력이 받쳐준다면 평타 이상은 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아래는 사랑을 알아 가는 전세계를 잘 드러낸 감동적인 구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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