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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만난 도서관. 이곳에선 자정 12시에 시간이 멈춰 있어요. 주인공 노라는 제 생각에는 작가를 닮은 인물인 듯 해요. 책 처음 부분에 작가 소개를 읽어보았는데, 젊은 시절 우울증을 앓다가 자살 시도를 했고 다행히 가족의 도움으로 치료를 받고 극복하였다고 해요. 노라도 우울증을 앓고 있었고, 그날 자신은 살아갈 가치가 없는, 누구도 필요로 하지 않는 존재라 생각하고 약을 과량 복용해요. 그러고는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에서 눈을 뜨죠. 학창시절 함께 체스를 두며 친하게 지낸 도서관 사서 선생님을 이곳에서 만나게 되는데, 이 도서관은 끝도 없는 서가에 온통 초록색 표지의 책이 채워져 있어요. 책을 펼쳐서 첫 줄을 읽는 순간 책에 써 있는 인생을 살게 되는데, 책을 고르려면 상상을 해야 해요.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노라는 지난 날 선택하지 않아 후회했던 순간들을 되짚어 그 날 그 선택을 했더라면 어떤 인생을 살게 될 지를 경험해 보게 되어요. 어쩌면 다소 평범해 보이는 스토리 라인이지만, 노라가 겪게 되는 또 다른 인생 이야기가 흥미로와요. 학창 시절 그만 두었던 수영 선수를 계속 하여 올림픽에 출전한다던가, 사서 선생님께 영향을 받아 한 때 꿈꾸었던 북극 연구원이 되어 쇄빙선을 타게 된다던가, 오빠와 함께 하던 락밴드를 그만 두지 않고 앨범 계약을 해서 전세계 음악팬들에게 위로가 되는 음악을 만든다던가... 선택은 성공적인 인생을 열어주었지만, 노라는 그 인생을 계속 살고 싶어하지 않고 다시 또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와요. 이 부분에서 작가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었어요. 아마 작가분이 그랬었나봐요. 성공을 열어줄 선택이 또 다른 불행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걱정 말이에요. 제가 생각하는 이 소설의 큰 매력은 선택의 순간에 뒤돌아 서고 후회하는 순간들이 반복되는 우울에 잠긴 삶을 살아온 노라가 왜 그러한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를 이해하게 되었다는 거에요. 저는 노라와 달리 기우다 싶은 걱정에 빠지기 보다 이상하리만치 도전적으로 인생을 선택하는 성향이여서 노라와 같은 사람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싶었거든요. 노라는 이 여행을 통해 살아가는 두려움을 이기는 내면의 성장을 이루고 진짜 두 번째 인생을 살아가게 되어요. 아래는 노라가 깨달은 바인데, 주저앉고 싶을 때 용기를 주는 지혜로운 생각이다 싶었어요. 이 소설을 쓴 작가가 노라와 같은 생각의 전환으로 이런 명작인 소설을 쓰는 멋진 인생을 살기로 선택하게 된 것이라면 이 책을 읽은 독자로서 이런 책을 선물해 주셔서 감사할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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