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구성과 상징으로 가득 찬 작품이었다.
배우들 연기가 실감나지는 않아서 몰입에 방해가 되기는 했지만 작품 자체와 연출이 좋았다.
한번 보고 이해하기는 쉽지 않고 두번 이상 봐야 제대로 보일 것 같았는데 오늘 첫 관극에서 두드러지게 생각하게 했던 큰 주제의 줄기는 2가지였다.
첫째는 맨끝에 앉은 소년이 위험한 소설을 계속 쓰게 만든 원동력이 된 문학 교사의 관음증적 속성이다.
소년이 작문시간에 쓴 글은 두드러지게 눈길을 끌었는데 그 내용은 이웃집 학급친구 집 창문을 들여다보다 평범한 중산층 가정에 호기심이 생겨 수학공부를 알려주겠다며 그 친구의 집에 드나들게 되었고, 그 친구의 어머니에게 이성적 관심이 생겼다는 것이다.
교사는 이 소년에게서 글재능을 발견하였고 그 친구 라파의 집을 또다시 들여다보고 싶은 관음증으로 인해 작문을 가르쳐주면서 계속 이 이야기를 이어서 쓰게 한다. 반면 교사의 아내는 이 소년의 글에서 위험성을 발견하고 교장선생님이나 다른 교사들과 이야기하고 상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ㅋㅋ 극을 보는 관객인 나에게는 그 다음 이야기를 듣고 싶은 관음증을 느꼈었다.
그런데 작품에서 보면 이 이야기가 현실인지 상상에 의한 소설인지 구분이 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더 매혹적인.
두번째는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애정어린 관심을 주는 것이 창살 밖의 하늘을 나는 새같은 자유를 줄 수 있다는 메세지를 생각하게 하였다.
교사는 이 소년에게 좋은 문학은 편견없이 있는 그대로 관찰하여 쓰는 것이라고 가르쳤고
소년은 그렇게 글을 쓰다가 친구 어머니의 외로움과 우울함에 지쳐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
어머니는 자신의 일과 농구에 열광하는 부자(아버지와 아들)와는 관심사, 생각, 취미가 전혀 일치하지 않았고 부자는 그런 어머니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소년은 친구 어머니에게 자작시를 건네는데
문장이 아주 좋다.
[비조차도 저렇게 맨발로 춤추지 않는다.]
이 시가 쓰여진 배경은 친구 엄마에게 7켤레의 구두가 있었는데 이 엄마가 척추 수술을 해서 허리가 아팠다. 그래서 그녀가 춤을 춘다면 어떤 구두를 신을까 글을 쓰다가 그녀는 맨발로 춤을 출 거라고 하는데 그건 그 집에서는 그 어떤 구두도 그녀에게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친구 엄마는 이 시를 받고 자신의 숨겨진 욕망을 이해해준 소년에게서 위로와 사랑을 느끼게 된다. 소년은 그녀를 그 집에서 데리고 도망치려고 생각했는데 결말은 그녀가 다시 가정에서의 의무를 품게 된다.
그리고 여러 스토리가 있는데 어쨌든 마지막에 교사의 아내가 집으로 가지고 온 그림을 보여주는데
하늘을 나는 새 앞에 창살이 놓인 그림이다.
그래서 내 마음에 가장 크게 다가왔던 메세지는 소년처럼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관심을 가져줄 때 사람을 이해할 수 있고 위로를 건넬 수 있게 되는구나. 그러할 때 자신 그대로 살면서 하늘을 나는 새처럼 자유와 행복을 누릴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이 희곡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있는데
인더 하우스. 요것도 봐야겠다. ㅎㅎ
아니, 내용 이해는 더 잘 되는데 작품이 다소 가벼워졌다. 특히 결말을 바꿔버리다니.. 철학적 작품이 공포스릴러가 되버렸다..
https://youtu.be/IoXuPuNHSoE?si=Qm2eHbP7JY7RuC8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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