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진 뱃살과
처진 가슴,
이게 진짜 나야."
가난했던 발라동은 모델 일을 하면서 틈틈히 화가들의 작업을 어깨너머로 배워 습작을 그려가다가 화가가 된다.
부유한 증권 중개인과 결혼하며 안정된 삶 가운데 살아가는 듯했지만
화가 지망생이자 모델이던 우터를 만나 삶의 큰 전환기를 맞이한다.
자신보다 21살이나 어렸던 우터와의 사랑으로 세간의 갖은 비난과 따가운 눈총을 받았지만,
그녀는 망설임 없이 새로운 사랑을 선택한다.
작품 속 에덴동산에 발라동과 우터는 아담과 이브가 되어 등장한다.
그녀는 즐거운 표정으로 사과를 따고, 낙원의 분위기는 평화롭기만 하다. 게다가 이브를 유혹한 뱀도 보이지 않는다.
발라동은 자신이 선택한 사랑이 누군가의 유혹으로 저지른 실수가 아니며, 어떠한 자책이나 후회도 없고 이 영원한 낙원에 머물 것이라고 말한다.
여성이 남성 누드를 그렸다는 것은 이브가 사과를 딴 것만큼이나 금기에 대한 도전이었다. 결국 주최측의 반발과 비난이 이어졌고, 발라동은 남성의 성기를 포도 잎으로 가리는 선에서 절충한다.
20세기 초까지 대부분의 남성 화가가 그린 여성 누드는 우윳빛 살결에 날씬한 몸매를 가진, 남성의 욕망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그려졌다. 하지만 발라동은 여성의 몸을 솔직하게 그린다.
<목욕하는 여인들>에서 한 여인이 다른 여인의 머리카락을 매만져 주는데, 여인들의 늘어진 뱃살과 처진 가슴이 숨김없이 표현됐다. 그녀의 누드화는 예쁘지도, 에로틱한 분위기도 풍기지 않는다.
발라동은 여성의 누드를 통해 진실한 여성을 보여주고 싶었다. 남성의 시선에 갇힌 여성의 몸이 아닌 뚱뚱하고 처진 몸 또한 진짜 여성의 몸이며 생생한 아름다움이라고 이야기한다.
출처 : 위로의 미술관 (진병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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