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생물교육과 학부생 야외실습 조교로 춘장대에 다녀왔어요. 원래 2박 3일 일정인데 코로나19로 인해 당일치기를 했어요.

이틀동안 할 실험을 하루에 다 하니 무척 정신이 없었네요.

도착하자마자 해안선에서 갯벌쪽으로 100m, 200m, 300m, 400m 지점 1m*1m 방향구를 치고 엽낭게 구멍과 갯지렁이 집의 수를 세었어요. 그리고 40cm 깊이까지 뻘흙을 퍼내서 그 속에 서식하는 동물을 모두 채집했어요. 애들이 삽질하면서 죽어도 군대 안 가겠다네요. 

쉼없이 바로 옆의 바위 지대로 갔어요. 낮은 지대부터 높은 지대까지 바위 4개를 정하고 조마다 한 개의 바위에서 사방으로 4개의 16cm*16cm 방형구에서 서식하는 생물종과 수를 세었어요. 바위의 구멍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정말 작은 따개비가 다닥다닥 붙어 있었어요. 

잠시 점심으로 김밥을 먹고 이번엔 식물 채집을 하러 go go~

사구(모래)와 육상(양토)에 사는 식물을 채집하고 토양 표토와 심토를 채집했어요. 정말 개망초, 망초는 어디에나 있네요. 사구에서 곰솔, 갯잔디, 좀보리사초, 갯메꽃, 모래지치 등을 봤어요. 진짜 완전 마른 모래 위로 보이는 식물이 너무 대견스러웠어요. 그 뜨거운 온도와 건조와 염을 견디다니...

드디어 4가지 실험의 채집 과정을 끝내고 다시 서울대로 돌아왔어요. 

내일은 학교 실험실에 모여서 종 동정하고 무게 재고 잎의 털과 기공 수를 세어야 하네요. 

역시 우리 교수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생태학자십니다. 이렇게 생태학 과학자가 하는 실험을 학부생들이 체험할 수 있는 것은 정말 큰 복이죠. 

근데 두 팔이 간지러워요. 생각해보니, 긴 팔을 입고 갔는데 깜박하고 너무 더운 나머지 썬크림을 안 바른 채 소매를 걷어 올렸네요. 화상입었어요...

저녁 먹으며 심심해서 일기 써요. 혼식중이라 심심하네요. 뉴스도 다 본 거고. 유튭도 비슷비슷하고. 열심히 사는 듯 하지만 스마트폰을 손에 쥐는 시간이 은근 많은가 봐요. 하루에 몇 시간을 인터넷 공간에서 살까요? 다들 그러시죠? 코로나 이후 더 심해졌고. 친구들보다 유튜버들을 더 자주 보는듯요. 

이번주는 기말고사 주간이라 바쁜듯 바쁘지 않고 스트레스만 받고 있네요. 시험기간에는 왜 한없이 게을러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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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이네요. 코로나가 아니었음 어디든 갔을텐데 언제쯤 마스크 벗고 세상을 온 몸으로 품을 수 있을까요? 그립네요. 미세먼지 있어도 공기 마음껏 마시고 싶고, 활짝 웃는 입 보여주면서 인사하고 싶고, 친구들 만나서 맛있는 거 먹고 노래방 가고 싶어요. 

평범한 일상이었는데 누리지 못하게 된 지금이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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