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꽃 한 다발 손에 든 노인
휘적휘적 길을 걷는다
일렁이는 갈꽃 향기
저녁 햇살에 한 줌씩 날린다
노인과 갈꽃, 갈꽃과 노인
외롭고 쓸쓸한 마음 닿았던가
한몸이 되어
우줄우줄 수런거리며 툭툭 치며 킥킥거리며
그림자 길게 또는 짧게
춤추고 노래하고 맴돌고
저녁 노을이 지는 길 위에 그윽이
두 가을이 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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