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단비 작가의 동명 소설 『달가림』을 무대화한 창작 뮤지컬이다. 

어릴 적 부모님을 잃고 외롭게 살아온 효주는 오래 만나온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 받고 직장에서도 해고된 후 살아갈 이유를 찾지 못한 채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게 된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중 존재도 모르던 외할머니의 장례를 치르러 오라는 연락을 받고, 유산 때문에 외할머니의 고향 도기마을로 향하게 된다. 
할머니의 장례가 끝난 후 효주는 우연히 발을 디딘 뒷산에서 그림자를 잃어버리게 되고 그곳에서 표정이 없는 신비로운 한 남자 무영을 만난다. 달가림이 오기 전까지 그림자를 찾지 않으면 영원히 숲 속으로 사라지게 될 운명. 효주는 무영과 함께 5일 간의 밤 동안 환상적인 숲 속을 헤매며 그림자를 찾는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한국전래동화같은 느낌의 작품이었다. 돌아가신 할머니의 친구인 동네 할머니와 아저씨, 숲속에서 만난 도깨비들이 한국 특유의 정을 유쾌하고 귀엽게 표현하여 차별화된 감상을 주었다. 

이 작품에서 잃어버린 그림자는 잊고 싶은 과거의 기억을 의미하는 것 같았다. 숲에 사는 무영은 그림자가 없는데 과거 자신을 버린 엄마에 대한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이 작품에서 기억에 남는 대사는 동네할머니가 효주에게 해준 말이었는데

[사람이 같이 있으면 상처를 받게 되는거여. 

나쁜 기억도 있고 좋은 기억도 있지만

내가 살아보니까

좋은 기억만 움켜쥐고 사는거여.]

그리고 연결되는 의미의 대사는 무영이 말했던

[구름 뒤에서도 별은 반짝거려.]

뮤지컬 달가림은 '관계맺음'과 '상처'에 대한 이야기다. 사람들은 관계맺음을 통해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주는 가장 행복한 순간을 얻기도 한다. 구름 뒤에서도 반짝이는 별을 본다면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인생이 따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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