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듭 지어야 바느질 끝나고

다시 시작할 수 있으련만

나의 매듭은 긴 여운이다

골무 끼고 구멍 난 양말 꿰매시던

손 마디마디의 흔적은

어머니의 자존심이다

서투른 손 놀림, 엉성한 매듭 보고

이것이 뭐가 힘드노

마디마다 아프게 스며드는 매듭

구멍 난 양말 꿰맬 일 없지만

가끔 일부러 바느질을 한다

환한 웃음과 당당한 체취

매듭 지을 때마다 파고드는

젊은 울 어머니를 만나려고

 

'나의 보물창고 > 나의 취향저격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렴 - 백창우  (0) 2023.05.12
수평선 (김주대)  (0) 2023.04.24
쉼 (오정방)  (0) 2023.04.24
삶 (허정진)  (0) 2023.04.24
나뭇잎을 닦다 - 정호승  (0) 2023.04.2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