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든 남자가 혼자 밥 먹을 때

울컥, 하고 올라오는 것이 있다.

큰 덩치로 분식집 메뉴표를 가리고서

등 돌리고 라면발을 건져 올리고 있는 그에게,

양푼의 식은 밥을 놓고 동생과 눈 흘기며 숟갈 싸움하던

그 어린 것이 올라와, 갑자기 목메게 한 것이다.

 

몸에 한세상 떠넣어주는

먹는 일의 거룩함이여

이 세상 모든 찬밥에 붙은 더운 목숨이여

이 세상에서 혼자 밥 먹는 자들

풀어진 뒷머리를 보라.

파고다 공원 뒤편 순댓집에서

국밥을 숟가락 가득 떠 넣으시는 노인의, 쩍 벌린 입이

나는 어찌 이리 눈물겨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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