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베첸토>는 이탈리아 문학의 거장 '알렉산드로 바리코'의 희곡을 원작으로 영화 '피아니트스의 전설'로도 제작되었다. 배에서 태어나 33년간 땅을 밟지 않은 전설적인 피아니트를 다룬다. 1인극 형태로 진행되는 작품은 오직 한 명의 배우가 11인의 인물을 자유자재로 오간다. 여기에 라이브 재즈 연주가 더해져 이야기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1900년, 유럽과 미국을 오가는 버지니아호에서 태어나 버려진 노베첸토는 흑인노동자 아저씨 데니에 의해 발견되어 따뜻한 보살핌으로 자라나지만, 6살이 되던 해에 데니가 사고로 죽고난 후 그는 배 안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며 살아가게 된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그가 27살이 되던 해, 트럼펫 연주자 맥스를 만나고 둘은 단짝친구가 된다. 어느날, 세계적으로 유명한 재즈의 창시자인 모튼이 노베첸토의 연주 실력을 소문으로 듣고 피아노 대결을 위해 찾아오고 노베첸토는 음악과 하나되어 소름돋을 정도로 빠르고 현란한 손놀림으로 그가 압도적인 천재 피아니스트임을 증명하며 모두의 넋을 나가게 만든다. 얼마 후 그는 친구 맥스에게 배에서 내려 육지에 가겠다고 얘기하였지만 그의 눈앞에 끝도 없이 펼쳐진 무한한 세상을 바라보다 결국 내리지 못하고 다시 배로 돌아온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맥스는 계약이 끝나 배를 떠나고 버지니아호도 쇠퇴하여 폭파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이때 친구 맥스는 노베첸토가 배에서 절대로 내리지 않았을 것을 직감하고 그를 찾지만 그는 혼자 남을 것을 선택하고 버지니아호의 폭발과 함께 바다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피아노 현과 같은 반짝이는 줄로 꾸며진 무대가 예뻤고

한 명의 배우가 간단한 의상이나 소품으로 11명의 인물을 연출하는 것이 재밌었다. 간간이 웃기는 대사와 장면도 있었다. 

스토리에 맞게 연주되는 수준급의 재즈 피아노 음악을 들을 수 있어서 황홀했고 이야기가 더 실감났다. 

 

기억에 남는 대사는 

[ "야, 이 우둔한 놈아, 인생은 무한한거야. 무한하다고."

그 거대한 바다의 외침에 인생을 바꾸고 새로운 삶을 살아야겠다는 힘을 얻었답니다. ]

노베첸토가 친구 맥스에게 배에서 내리겠다는 결심을 말하면서 했던 짧은 이야기 중 한 부분인데 

결국 육지로 가겠다는 시도를 성공하지는 못한 노베첸토를 보면서 

88개의 피아노 건반으로 무한한 음악을 만들던 그가 배를 내려가는 사다리에서 본 세상은 수백만개의 건반으로 보였을 그 두려움을 이해하면서도

한편으론 보다 넓은 세상에서 그가 또다른 행복을 연주할 수도 있었을텐데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 대사도 기억에 남는다. 

[ 그녀가 내 곁을 떠나갔을 때 난 세상 모든 여인들과 작별을 고한거야. 

그리고 자네가 떠나갔을 때 난 이 세상 모든 내 친구들과도 작별을 고했어.

이 배가 다이너마이트로 가득 찬 걸 봤을 때 난 분노와도 작별을 했어.

그리고 자네가 이 곳에 걸어들어오는 걸 봤을 땐 난 내 생에 남아있는 내 마지막 기쁨과도 작별을 했지. ]

노베첸토에게 그랬을 것처럼 나도 떠나가는 사랑, 떠나가는 친구가 있다면 이 세상 모든 사랑과 친구들과 작별을 고하는 마음이었을 것 같다. 인생을 살면서 친구라고 부를 수 있을만큼 서로에게 다정하고 오래 만나는 사이가 흔하지 않고, 또 인생을 살면서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한 명이라도 만났다면 그건 행운이지 않을까 싶기 때문이다. 그만큼 친구와 연인, 가족은 다시 만들기 쉽지 않은 소중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품 감상 유튜브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NmV5D67gK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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