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가 되기보다는 차라리 재가 되리라.
마르고 푸석푸석해져 숨 막혀 죽기보다는
내 생명의 불꽃을
찬란하게 타오르는 불길 속에
완전히 불태우리라.
활기 없이 영원히 회전하는 행성이 되기보다는
내 안의 원자 하나하나까지
밝은 빛으로 연소되는
장엄한 별똥별이 되리라.
인간의 본분은 그냥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것
나는 단지 생을 연장하느라
나의 날들을 허비하지 않으리라.
내게 주어진 시간을 쓰리라.
[류시화, 시로 납치하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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