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세계대전이 점점 길어지며, 전쟁에 참여한 국가들은 붕괴 직전이다.
영국군의 후방 본부 참호 안에서는 종전을 자축하는 전야제라는 명목 하에
장군과 병사들이 모여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가 공연된다.
전쟁의 피와 광기로 얼룩진 참호 안, 거대한 포격 소리와 점점 숨통을 조이는 독가스 공격-
환청과 죄의식, 욕망은 맥베스를 통해 모두를 잠식하기 시작하는데…

벙커 트릴로지는 관객석이 무대인 벙커 안에 포함되어 있어서 배우들과 함께 군인으로 참여하는 실감나는 연극이다. 지하벙커 안으로 들어와 착석하는데 극 중에 독일군이 던진 독가스 연기가 참호 안으로 들어오는데 흰 연기가 자욱하고 흙먼지 냄새가 나서 기침을 참아야했다.

종전 전의 영국 참호였고 군인 중 한명이 읽고 있던 맥베스 책을 바탕으로 연극을 하는데
맥베스 연극과 영국군의 현실을 교차로 연기하여 현실이 맥베스 스토리와 비슷하게 흘러가는 것을 보여주면서 인간의 탐욕이라는 공통의 주제를 드러내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핵심 대사는
[ "희생이 필요하지. 희생이 작전이야.
전사. 군인이 전쟁터에서 싸우다가 죽었으니까 전사라고 하는거야."
"살인입니다. 그거 전사 아닙니다. 살인입니다.]

살인이라고 말했던 마크는 중상을 입은 군인이 아니라 경미한 부상을 입은 장군 자신을 간호하라는 불합리한 명령에 분노하여 장군을 몰래 총살하고 임시 장군으로 임명된다.

그러나 그도 장군이 되자 공을 세우고자 하는 탐욕에 사로잡혀 무리한 작전으로 많은 군인을 무의미하게 죽게 하였고
결국 맥베스 연극의 결말과 함께 병사들에 의해 살해당한다.
마지막에 종전 선언 종이 울리면 관객들이 다같이 군번줄을 흔드는데 이것의 의미를 gpt에게 물어모았다.
“맥베스는 한 개인이 아니라, 시스템 속에서 대체 가능한 병사였다는 선언이다. 맥베스의 야망이나 죄를 개인의 도덕적 타락으로 끝내지 않고, 전쟁 체제 속에서 생산된 결과물로 돌려놓는 장치이다."

전쟁 상황을 명목으로 살인을 전사라고 정당화했던 역사가 다시 반복되지 않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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