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서 일기를 쓴다.
소위 상위계층에 있다는 사람들 중에 이런 생각을 말로 내뱉는 모습을 종종 봐왔다.
자신들은 열심히 공부해서 그 자리에 올라왔으니 그만큼의 연봉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마음.
학창시절에 열심히 공부하지 않고 놀았던 사람들과는 다른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마음.
그들의 시선에서 보기엔 합당한 말처럼 들린다.
하지만 내가 교사 생활을 15년 가량 하면서 알게 된 점은
공부를 못하는 학생들은 이유가 있다는 거다.
사람은 저마다 부여받는 재능의 종류와 정도가 다르다.
한국 사회에선 공부에 도움이 되는 재능(아이큐, 암기력)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에게 유리하다.
하지만 이런 재능을 가진 학생은 많지 않다. 절반 정도의 학생은 아이큐가 100 이하였다.
낮은 지능을 가진 학생들은 학업을 할 때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였다.
여러 차례 다른 방식으로 설명해도 이해하지 못하고, 잘 외우지 못하고, 문제를 풀어도 정답을 잘 맞추지 못한다.
이 학생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 보자. 과연 이 학생이 처음부터 공부를 못 하고 싶었을까?
아니다. 누구나 잘 하고 싶은 마음은 똑같다.
중학생이 되어서도 잘은 못 하지만 열심히 하려고 애쓰는 학생들이 참 많았다. 그런데 잘 안 되니까 점점 공부라는 것에 있어 절망감을 느끼고 마침내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보통의 학생들은 이렇다. 물론 지능이 충분히 되는데 공부를 안 하는 학생들도 일부 있다.(이런 학생들은 왜 공부 안 하냐고 물어보면, 초등학교 때 너무 많이 해서 이제 하기 싫어요. 라는 대답을 많이 듣는다.)
따라서 공부를 못하다가 열심히 안 하게 되고 그래서 사회적으로 열악한 직장을 구했다 해서 이 사람의 인생의 무게가 가벼운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마음은 더 무거울 것이다. 못한다는 것에 대한 열등감, 좌절감, 무력감.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해 보자.
그런데 이런 이들이 종사하는 직업은 연봉이 낮다. 이들에게 너무 가혹한 것 아닐까?
공부하는 재능을 받지 못한 것도 억울하고, 그로 인해 겪은 마음의 고통도 억울한데, 경제 생활에까지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은 너무 불공평하게 느껴진다. 최소한 어떤 직종이던 연봉은 비슷해야 하지 않을까? 무슨 일을 하던 어렵지 않은 것이 어디 있겠는가?
나의 생각이 이상적이라고 혀를 차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근본부터 차근차근 따지고 생각해보면, 지금 우리 사회가 불공평한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지능이 높아서 공부를 잘 했고 좋은 직장을 가진 사람들은 최소한 이들이 열심히 살지 않았다고 인생을 폄하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어떤 인생을 살건 무게는 비슷하다.
'오늘 나는...끄적끄적 일기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스크 안 흘러내리는 땀. (0) | 2020.08.25 |
---|---|
(경험담) 자연 및 사회 과학 연구원의 자질 (0) | 2020.08.11 |
비대면 민방위 훈련 (0) | 2020.07.23 |
나와 남편을 카톡이미지로 표현해보기 (0) | 2020.07.15 |
나의 바람은... (0) | 2020.06.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