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지방의 지주인 표도르 까라마조프는
평생 욕정을 좇아 살아온 호색한이다.
첫 번째 아내로부터 드미트리
두 번째 아내로부터 이반과 알료샤를 얻었으나 모두 내팽개치고
자신의 아들로 추정되는 사생아
스메르쟈코프를 하인으로 부리며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표도르 까라마조프가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표도르와 유산 문제로 다투며 자기 손으로 아버지를 죽이겠다고
공언하고 다닌 드미트리는 유력한 용의자로 수감되고
모스크바에서 돌아온 이반,
견습 수도생인 알료샤,
그리고 침묵 속에 모든 것을 지켜본 스메르쟈코프.
아버지를 향한 증오와 혐오는
이제 서로를 향한 의심으로 번져가는데..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을 원작으로 한다. 이 소설은 작가의 유작이다. 원래 2부작으로 기획되었지만 1부까지 집필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하지만 1부만으로도 작품의 완결성이 높다는 평이다.
원작이 꽤 긴 분량이지만 작품의 줄거리, 주제의식이 넘버에 압축하여 잘 담겼다. 배우들의 연기도 열정적이고, 정말 난장판으로 잘 표현했는데 마지막 천정에서 모래가 뿌려져 아버지의 관을 덮는 장면까지 예술적이다.
전혀 웃기는 요소가 없는 심오한 작품임에도 점점 난장판이 되어가는 무대를 보고 있으면 블랙 유머의 요소가 있다.
주요 넘버 대사는 다음과 같다.
[인생을 사랑하고 여자들을 더 사랑했어
사는 게 다 거짓 같아 진실들을 더 조롱했어
비열한 삶이라서 속물들은 더 사랑을 해]
죽은 아버지 넘버인데, 첫째 아들 드미트리도 비슷한 인생관을 가지고 있다. 세상이 다 위선 같아서 타락을 택했지만, 역설적으로 자신의 비열함을 구원받고 싶어서 사랑에 집착하는 인간의 슬픈 모순을 이야기하고 있다.
[잘 보아라 인간들아
진짜로 죽이고 싶은 건 저 아버지다
이제 당신은 인정해야 해
당신은 악마와 손잡았어
악마와 거래를 하고 우리에게 자유를 준 거잖아
우리가 이렇게 나약해진 존재야.
이제 당신은 인정해야 해 자유가 생겨서 이렇게 난 악마와 가까워진 거잖아]
둘째 아들 지식인 이반의 넘버인데, 가사의 아버지는 표도르이자 인간을 창조한 신을 의미하는 중의적 표현이다. 신이 준 자유 의지 때문에 나약한 인간은 끝없이 죄를 짓고 타락(악마와 가까워짐)하게 되었다. 따라서 인간이 짓는 죄와 비극적인 고통은 인간의 탓이 아니라, 인간의 나약함을 알면서도 감당치 못할 자유를 던져준 '신의 책임'이라고 원망하고 있다.
[나약하다는 건 아직도 사랑할 수 있다는 것
내 몸속에 눈 뜨고 계실 거야
내가 가서 모두를 사랑할게요
아직은 내 마음 악마들이 보지 못 할테니까]
셋째 아들 수도사 알료사의 넘버인데, 이반의 철학에 반대하는 노래를 부른다. 이반의 주장과는 반대로 인간은 나약할 때 사랑할 수 있다는 성경 말씀을 근거로 한다. 마음이 단단하게 굳은 악인들은 사랑하지 못하지만,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한 예수님을 닮아가는 사람들은 타인을 불쌍히 여기고 사랑할 수 있다는 역설적인 기독교의 가르침이다.
[헛소리야 내 손으로
헛소리야 아버지 피를
헛소리야 모두 뽑아내고
헛소리야 싶어]
이 넘버가 가장 유명하다. 네 명의 아들들이 아버지를 죽일 이유가 있다면서 서로를 고발하는 장면이다. 그 주장에 대해 헛소리라며 격렬히 부인하지만, 사실은 네 명 모두가 아버지를 향한 살의를 공유하고 있었음을 증명하며 죄책감을 숨긴다.
도스토옙스키는 신실한 신앙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의 선악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한편, 신을 바라보는 인간의 모순되고 양면적인 시선을 날카롭게 풀어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인간이 나약하기 때문에 죄를 짓고 악인이 되었다는 관점과 인간은 나약할 때 서로가 죄인임을 인정하며 서로를 불쌍히 여기고 사랑할 수 있다는 역설적인 인류 최대의 논쟁을 막장 스토리로 풀어낸 재밌는 명작이었다.
'나의 보물창고 > 나의 취미-연극,뮤지컬,향수 등'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드라마/영화 재밌는 작품 (2026 여름) (0) | 2026.07.01 |
|---|---|
| 뮤지컬 [매드 해터] 감상 후기 ★★★★★ (1) | 2026.06.20 |
| 재밌는 덕후 유튜버 # 게임 # 옥냥이 (2026 여름) (0) | 2026.06.01 |
| 영화 백룸 후기 ★★★☆☆ (1) | 2026.05.29 |
| [뮤지컬] 서편제 후기 ★★★★★ (1) | 2026.05.0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