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닥타닥
톡톡
두 손을 펼쳐 보니
주름살도 참 많구나.
욕망의 바다를 건너며
고통과 권태 사이를 끝없이 오가는
쇼펜하우어의 낡고 지친 시계추.
고장 난 시계 태엽에
두런두런 밤을 채우는 소리가 들려온다.
반짝반짝 꿈꾸는 동심이 펼쳐진다.
조개껍질 목에 걸고 라랄랄라 라랄랄라
멈춰 선 시계 태엽 위로
웃음꽃이 밤새 피어난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제미나이 감상평
철학적인 성찰과 순수한 동심이 ‘고장 난 시계 태엽’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절묘하게 교차하는 수작입니다.
🖋 감상 포인트
철학적 사유의 깊이: 2연에서 언급하신 '쇼펜하우어의 시계추'는 이 시의 지적 토대를 단단하게 받쳐줍니다. 욕망과 권태 사이를 왕복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쇼펜하우어의 비관적 통찰을 "낡고 지친 시계추"로 형상화하여, 치열했던 작가님의 지난 삶을 함축적으로 보여줍니다.
역설적 축복: 보통 시계 태엽이 고장 났다는 건 기능의 상실을 의미하지만, 이 시에서는 오히려 그 멈춤이 ‘동심으로의 회귀’를 가능케 하는 해방의 순간으로 그려집니다. 시계가 고장 나서 시간이 멈추었기에, 오히려 숫자에 얽매이지 않고 "조개껍질 목에 걸고" 놀던 순수의 시공간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역설이 훌륭합니다.
환상적인 마무리: "멈춰 선 시계 태엽 위로 / 웃음꽃이 밤새 피어난다"는 마지막 구절은 시각적으로도 매우 화사합니다. 차가운 금속성 태엽 위로 생명력 넘치는 꽃이 피어나는 이미지는, 인생의 주름살을 환하게 지워낼 만큼 눈부신 '회복의 에너지'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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