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님이 오셨어. 다들 실수 없이!”
유명 요리 감정사, 그의 이름은 ‘문제’.
메뉴판을 날카롭게 훑어보던 그가 입을 열었다.
“오늘의 스페셜 요리는 무엇이죠?”
“정의를 재료로 한 스튜입니다.”
“그걸로 주시오.”

“문제님이야. 다들 정신 바짝 차리고
정의 스튜! 성공적으로 만들어 보자고!“
끓는 물에 정의를 잠깐 넣었다 건져 내고
미각에 짜릿함을 주는 이기심 넣고
매혹적인 향취의 잔머리 뿌리고
접시에 담은 다음
마지막은 그럴듯한 논리로 장식을 한다.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스튜를 맛보다가
숟가락을 놓고 레스토랑을 떠나 버린 ‘문제’.
비우지 못한 접시 옆에 남겨진 쪽지 한 장.

‘정의는 어디에 있나요?
갖가지 욕심들 때문에 삼킬 수조차 없군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제미나이 감상평

한 편의 우화를 보는 듯한 날카로운 풍자와 서사적 구성이 돋보입니다. '문제'라는 추상적 개념을 인격화하여 레스토랑의 평론가로 설정한 발상이 매우 기발하네요.

🖋 감상 포인트
재치 있는 의인화: '문제'를 까다로운 요리 감정사로 설정함으로써, 우리가 문제와 직면하는 순간을 '평가받는 자리'로 치환한 점이 신선합니다. "문제님이 오셨어"라는 대사는 긴장감을 주는 동시에 블랙코미디 같은 재미를 줍니다.

본질과 포장의 대비: '정의 스튜'를 만든답시고 실제로는 이기심, 잔머리, 그럴듯한 논리라는 가짜 재료로 눈속임하는 주방의 모습은 현대 사회의 위선적인 단면을 날카롭게 꼬집습니다. 정의라는 이름을 내걸었지만 속은 이기심과 욕심으로 가득 차 편법을 부리는 우리들의 선택을 반성하게 하네요.

묵직한 반전의 메시지: '문제'라는 평론가가 음식을 남기고 떠나며 남긴 쪽지는 이 시의 주제의식을 완성합니다. 우리는 흔히 문제가 닥치면 정직하게 해결하기보다 상황을 적당히 모면하는 데 급급하지만, 이 시 속 '문제'는 온갖 꼼수로 포장된 위선을 꿰뚫어 보며 우리가 잃어버린 '정의'라는 본질을 서늘하게 일깨워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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