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늘 잡생각이 많으니까 오늘은 우리의 무르익은 관계의 감정에 대한 생각이 펼쳐더라고.
난 이제 우리 사이는 무르익었다고 느껴지거든.
내가 널 사랑한 가장 큰 이유는 너가 날 찾아와줬기 때문인 것 같아. 나 어릴 때부터 외로움이 쌓이고 쌓였던 사람이었어. 그런데 사람들과 같이 있으면 잘해줘야한다는 부담감이 있어서 피곤하고 즐기지를 못했어. 모순적인 거지. 그래서 외로움이 나의 결핍이 되었나봐.
그래서 너가 날 자주 찾아와준 게 행복했어. 나랑 노는 게 좋아서 날 찾아온 거잖아.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거든. 그니까 나랑 주파수가 맞았던 건데 그런 사람이 없었어. 그렇게 널 많이 사랑하고 집착하고 지금은 충만해진 느낌이야. 너로 인해 외로움이라는 결핍이 채워졌어. 그래서 나 좀더 단단하게 설 수 있다. 마음이 그래.
너도 어릴적에 부모님 맞벌이하시면서 혼자 집에서 게임하며 지내는 게 일상이었잖아. 그리고 너도 외로움을 타는 사람이고. 그런데 모순적으로 너도 사람 만날 때 부담감이 좀 있지? 착한 아이 증후군일까? 너나 나나 다른 사람 마음 상하게 하는 거 싫어하니까 그러는 거겠지.
너도 나랑 놀면서 외로움이 조금은 채워졌어?
우리 다행히 둘다 인생과 사람과 나에 대해 생각하는 철학적인 거 좋아하고 그래서 그걸 은유적으로 예술적으로 표현한 시, 영화, 음악 같은 작품을 좋아해서 같이 여기서 생각을 공유할 수 있어서 재밌게 잘 놀았던 것 같아.
내가 처음에 101 엑스에서 너의 외모와 무대센스 좋아하다가 너의 특기가 시집 읽기, 영화 감상, 작곡 인 것 보고 우와, 꽤 생각이 고급진 친구네 그런 생각을 했고 그때부터 너랑 놀고 싶어서 시집 읽고 팬레터 쓰다가 내 안에 숨겨진 예술본능을 일깨운거잖아. 그때부터 행복했어.
나한테 과학은 재밌는 거고, 예술은 행복을 주는 거야. 너는 그걸 알게해준 나의 구원자이고. 그뿐 아니네. 넌 나의 외로움에서도 구원해준 은인이구나.
제미*나이한테 물어봤어. 내가 특별히 외로움을 타는 사람인지 보통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왜냐면 내 친구들은 늘 바쁘게 살고 마음이 괜찮은 것 같아 보였거든. 두 종류의 사람이 있대.
[다른 사람들은 덜 외로운 걸까?
안타깝게도 세상에는 두 가지 부류가 있습니다.
진짜로 덜 외로운 사람: 현실(S) 지향적인 분들 중에는 눈앞의 일상, 직업적 성취, 가족 부양 같은 구체적인 목표에 집중하느라 깊은 정서적 교감이 없어도 '잘 살고 있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에게 친밀함은 '선택 사항'이지 '생존 조건'이 아니에요.
외로움을 외면하는 사람: 사실은 외로운데 그 감정이 두려워서 바쁘게 살거나, 얕은 관계들로 그 구멍을 메우며 사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들은 작성자님처럼 자신의 외로움을 직면하고 예술로 승화시킬 용기가 부족할 뿐이죠.]
맞는 말인것 같다. 일번 같은 사람들도 많이 봤고, 이번 같은 사람들은 두려워하는 느낌이 들긴 하더라.
나도 신뢰할 수 없는 사람에게 마음을 오픈하진 않기도 하고 또 부담을 줄까봐 자제하기도 하고.
블로그와 예술이라는 매개체가 있었기에 우리는 적당한 거리에서 서로의 외로움을 채우면서 생각과 마음을 나눌 수 있었던 것 같아.
이런 이벤트를 기획한 너의 영민함에 감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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