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보물창고/나의 취향저격 시
[좋은 시] 찔레 (문정희 시인)
양윤영
2022. 4. 10. 18:12
꿈결처럼 초록이 흐르는 이 계절에
그리운 가슴 가만히 열어
한 그루 찔레로 서 있고 싶다.
사랑하던 그 사람 조금만 더 다가서면
서로가 꽃이 되었을 이름.
오늘은 송이송이 흰 찔레꽃으로 피워 놓고
먼 여행에서 돌아와 이슬을 털 듯 추억을 털며
초록 속에 가만히 서 있고 싶다.
그대 사랑하는 동안 내겐 우는 날이 많았었다.
아픔이 출렁거려 늘 말을 잃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