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연애 위시리스트 7
연애?
생각해보니 제대로 해본 기억은 없다.
젊은 날 바쁘게 산다고 뒷전으로 미뤄둔 것일 수도 있고
영혼이 비슷한 상대를 못 만난 탓일 수도 있고
뭐, 상상 속에선 소설 속 여주인공인 듯 뭐든지 가능하니까
(1) 이탈리아 가고 싶어. 햇살 따가운 지중해에서 큰 챙 모자 쓰고
보석을 잔뜩 뿌린 듯 반짝이는 바다를 바라보며 수제 아이스크림 먹고 싶다.
(2) 바로셀로나 완전 사랑해. 가우디의 도시. 가우디 건축물 찾아다니며
그 앞에서 나 다녀옴이라며 사진 찍을 거야.
(3) 밤새 푹신한 침대에서 뒹굴뒹굴 같이 책 한 권 읽고 싶어.
읽다가 생각이 떠오르면 ~그렇지 않아? 하며 실컷 이야기 하고 싶어.
(4) 미술관 가고 싶어. 이왕이면 유럽의 유명한 미술관들 엮어서 투어로.
한달 쯤 미술관만 돌아다니면서 그림에 대한 감상 나누고 싶어.
정말 꼼꼼하게 가이드 설명도 다 들을거야.
그리고 숙소로 돌아오면 그 화가들의 삶과 작품에 대해 같이 이야기하고 싶어.
(5) 풍경 좋은 곳에서 이젤 나란히 놓고 화폭에 담고 싶어.
그림이 완성되면 상대방 그림에 숨은 그림 찾듯 작은 그림 하나 새겨넣는거지.
뭔가 그 그림 평생 간직하고 싶을 정도로 의미있을 것 같아.
그리고 재밌잖아. 두 연인이 함께 완성한 그림. 마지막 화룡정점은 연인이 사랑하는 마음 담아서.
후대에 유명해지면 감상하는 사람들도 재밌어할거야.
(6) 자전거 씽씽 타면서 바람 실컷 맞다가
초록 풀밭에 돗자리 깔고 서로 머리 맞대고 누워서
아무 말없이 하늘 캔버스에서 구름 보고 싶어.
대신 날씨는 따뜻해야해. 난 춥거나 더운 거 질색.
(7) 책 읽어줬으면 좋겠어.
이건 늙어서 하고 싶다.
백발 노인 둘이 서로에게 책 읽어주는 거 아름다운 장면 같아.
내가 좋아할 것 같은 책을 짐작해서 읽어주기도 하고
상대가 감명깊게 읽은 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이때 중요한 건 배경에 깔리는 음악이야.
그 책의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잘 선곡해서 잔잔하게 틀어놓고
책을 읽어줘야 해.
우와~ 짱 이쁘다.
너무 행복해서 이 이야기 그대로 소설 쓰고 싶어질듯.